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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정부여당 北핵위협에 대피 안할 자신있나


입력 2019.09.14 06:00 수정 2019.09.14 06:23        이배운 기자

북한은 핵타격 능력 '믿음' 줬는데…정부는 방어능력 '믿음' 줬나

북핵 방어할 대안 없으면서…전술핵 배치론 무조건 '극우' 선긋기

북한은 핵타격 능력 '믿음' 줬는데…정부는 방어능력 '믿음' 줬나
북핵 방어할 대안 없으면서…전술핵 배치론 무조건 '극우' 선긋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여러 나라들이 핵을 보유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상대국의 영토를 초토화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핵이 없는 상대국을 협박해 외교·군사적으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북한은 최근 수차례 단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으로 마음만 먹으면 남한에 핵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믿음'을 분명하게 각인시켰다. 훗날 북한이 '우리 요구에 불응 시 서울에 핵을 쏘겠다'고 협박하면 당정청 고위인사들이 대피소에 숨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킬지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현재 정부는 북한의 핵을 100% 방어할 수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주고 있지 못하다. 북한의 이스칸데르 변칙비행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미국의 방어망까지 뚫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마당에 지소미아를 파기하면서 한미일 미사일 방어체계 협력마저 거부했다.

우리 군의 현재 북핵 방어율을 후하게 80%라고 쳐도 일반 국민들은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이 몰살당할 20%의 리스크를 감수하고 감히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 대항하자고 외칠 수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6일 신형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정부는 북한이 핵을 쏠 경우 반드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사살하고 말 것이라는 믿음도 북한에 주고 있지 못하다.

김 위원장이 남한의 보복능력을 믿고 두려워한다면 감히 핵 버튼을 누를 생각을 못할 것이고 따라서 국민들도 북한의 핵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남북 화해분위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정부는 우리의 보복능력을 믿게 할 능력은 물론 그러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

최근 야권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는 이유는 김 위원장에게 '이 핵버튼을 누르는 순간 북한도 끝장난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우리 국민들에게 '북한은 감히 남한에 핵을 쏘지 않을 것이다'는 믿음을 주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기도 하다.

이배운 정치사회부 기자 ⓒ데일리안
그러나 정부여당은 혁신적인 대안도 없고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믿음을 주지도 못하면서 '우리 안보 체계는 굳건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전술핵 반입을 극우적 주장이라고 선 긋고 있다.

적어도 현 정부 임기 내에는 북한이 남한에 핵 위협을 가할 리 없다는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안보의식이 깔린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은 부분이다.

설령 정부여당이 북한의 핵공격을 100% 방어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고, 실제로 그러할 능력이 있다고 쳐도 그것을 국민들이 믿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불신을 쌓은 주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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