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대변인 "중도지향 세력, 이상주의에 가까워"
김정현 대변인 "중도지향 세력, 이상주의에 가까워"
민주평화당을 탈당해 제3지대 구축에 나선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에서 제3지대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김정현 대안정치 대변인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제3지대 혹은 중도세력은 정치이념 지형이 진보와 보수로 확연히 나뉠 때 이것도 저것도 싫은 사람들이 지향하는 지점"이라며 "문제는 이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내가 겪어본 바에 의하면 이 부류는 정치 성향상 이상주의에 가깝다. 일종의 정치적 로맨티시즘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특히 최근 조국 대전으로 무당층이 증가하고 있어서 주목받고 있는데, 문제는 이런 제3지대 혹은 중도개혁정당이 가능하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정당은 경향상 특정 이념과 인물, 지역을 중심으로 쏠리기 마련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제, 해방, 6·25, 군사독재와 산업화, 민주주의, 박근혜 탄핵과 조국 대전 등을 겪으면서 정치공학적인 제3지대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고 보는 게 솔직한 평가"라고도 했다.
이어 "안철수 정도가 아마 현실정치에서 이를 극복해보고자 나선 거의 유일한 사례일 텐데, 유감스럽게도 그는 정당 정치라는 자기에게 안 맞는 옷을 입고 뛰다 실패한 케이스가 됐다"며 "이제 누가 이 일을 해나갈지 모르지만, 3김 시대적으로 말하면 DJ의 탁월한 식견, YS의 뚝심, JP의 유연함을 갖추지 않고서는 여간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우려는 제3지대를 향해 야심차게 평화당을 탈당했으나 난항을 겪고 있는 대안정치의 현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앞서 대안정치는 지난달 정계개편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자 평화당을 탈당했다. 바른미래당 일부와 무소속 의원들, 외부인사까지 영입해 총선 전 '빅텐트'를 꾸린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조국 이슈 등으로 불안정한 정국이 이어지고, 바른미래당 내부 갈등이 정리되지 않고 있는데다 제3지대의 성패를 좌우할 인재영입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무당층이 늘고 있지만, 동시에 양단의 원심력도 강화되고 있다"며 "무당층을 이끌 사람과 정당이 쉽게 보이지 않는 것, 리더십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무당층의 증가를 놓고 아전인수격 해석도 내놓고 있다. 박지원 대안정치 의원은 "양당의 정치 행태를 보고 제3지대 정당의 출현 요구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고무적인 일이다. (국민들이) 드디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고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며 "한국당이 반드시 흡수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제1·2당에 마음을 주지 못하는 유권자 가운데 상당수가 무당층으로 집계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선거에서 이들이 제3당을 만들어낼 것이란 관측은 대부분 신기루에 그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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