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우와 박석민, 같은 듯 다른 총액 34억 원
롯데 전준우, 옵션은 단 2억 원..안정적 4년
NC 박석민, 과도한 옵션 충족 미지수
이제는 나이와의 싸움이다. 4년 계약을 보장받은 전준우가 친정팀 롯데에 잔류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8일 FA 전준우와 계약기간 4년, 최대 34억 원(계약금 12억 원, 연봉 총액 20억 원, 옵션 총액 2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전준우의 뛰어난 현재 기량과 대척점을 이루는 나이(34세), 여기에 새로 부임한 성민규 단장의 성향을 고려하면 다소 의아한 계약 조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롯데는 큰 액수의 계약을 원하던 전준우를 34억 원에 붙잡으며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준우는 FA 자격 획득 직전 3년간 13.26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를 적립한 특급 타자다.
그럼에도 전준우는 자신과 같은 나이인 NC 박석민과 총액이 같았다. 심지어 박석민은 2+1년 계약을 맺어 옵션 충족 시 연평균 수입이 약 11억 3000만 원으로 8억 5000만 원인 전준우보다 높다. 박석민은 지난 3년간 전준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95의 WAR를 쌓았다.
전준우는 비슷한 30대 중반 나이에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 중에서도 액수가 낮은 편이다. 그는 34세 이상 FA들 중 자격 획득 직전 3년간 누적 WAR에서 역대 3위를 기록했으나, 총액은 10위에 그치고 말았다.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이던 FA 한파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나이가 들수록 기량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최근에는 선수들의 몸 관리가 예전에 비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누구나 30대 초중반을 기점으로 기량이 하락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즉, 전준우와 박석민도 FA 계약 1년 차인 올 시즌부터 당장 노쇠화, 즉 ‘에이징 커브’와 맞서야 한다. 다만 이들 두 선수를 바라본 롯데와 NC 두 구단의 온도 차는 크게 달랐다.
롯데는 전준우와 계약하기 직전 2루수 안치홍을 데려오며 과도한 플러스 옵션을 부과, 선수에게 확실한 동기 부여를 심어줬다.
하지만 전준우의 경우 신체적인 하향세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부분이기 때문에 인센티브 옵션 보다는 보장액수를 늘리는 편이 보다 안정적이다.
이를 감안한 롯데 구단도 4년이라는 넉넉한 계약 기간을 보장해줬고, 34억 원 중 옵션을 단 2억 원만 책정하며 선수에게 안정감을 심어줬다.
이와 달리 박석민은 34억 원 중 보장 금액이 2년 16억 원에 불과하다. 에이징 커브의 조짐이 이미 시작된 선수라 건강한 몸으로 옵션을 모두 충족할지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결국 NC는 박석민에게 물음표를, 롯데는 전준우에게 확실한 느낌표를 선사하며 34억 원에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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