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섹터투자 비중 높은 펀드들 수익률 상위 차지...최대 16%
“IT에 유리한 매크로 환경...다음 상승종목은 삼성전기·LG전자”
반도체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지난해 변동성이 심화된 장세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작년 하반기 주가 상승의 강력한 신호탄을 쏘아 올린 IT주가 최근 증시에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에서도 선방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2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국내주식형펀드 가운데 최근 1년 동안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는 ‘하나UBSIT코리아1(주식)A’다.
16.44%의 수익률을 기록한 하나UBSIT코리아펀드는 자산의 60% 이상을 반도체·IT하드웨어·플랫폼 다양한 IT 관련 주식에 투자한다. 지난달 말 기준 편입 종목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36%를 넘고 삼성전기, 카카오, 삼성SDI. LG이노텍 등도 상위 종목이다. 반도체 화학재료 제조업체인 솔브레인에도 투자하고 있다.
2위를 차지한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증권투자자신탁(주식)A’는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1년간 16.34%의 수익을 냈다. 이 펀드도 상위 종목을 보면 카카오, F&F, 아이티엠반도체, 액트로, SFA반도체, SKC, 켐트로닉스 등 등 IT부품 관련주들이 눈에 띈다. 작년 반도체를 중심으로 IT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펀드의 수익률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연금저축전환형[자]1(주식)C-C’(12.89%), ‘마이다스신성장기업포커스(주식)A1’(12.81%),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자]1(주식)C-C1’(12.22%),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자](주식)C-A’(11.17%), ‘메리츠코리아스몰캡(주식)C-A’(10.30%), ‘마이다스책임투자(주식)A1’(10.30%) 등이 1년 간 10%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
마이다스신성장기업포커스펀드는 미래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성장주에 투자한다. 삼성전자, 네이버,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 삼성바이오로직스, 카카오 등 IT 관련주가 상위 종목으로 편입돼 있다. 삼성전기, 아이티엠반도체, SKC에도 투자하고 있다.
메리츠코리아스몰캡펀드는 유망한 중소형 주식에 집중·장기 투자하는 펀드다. 휠라코리아, 솔브레인, 카카오, 한솔케미칼 등을 담고 있다. 이외에도 반도체 검사용 장비 제조업체 리노공업, 반도체 공정용 흑연 제품 생산업체 티씨케이, IT 소재 업체인 SKC코오롱PI 등에 투자한다. 마이다스책임투자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상위 종목으로 보유하고 있다.
IT 종목에 선별 투자한 펀드들이 좋은 성과를 낸 가운데 특히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 비중이 높았던 펀드들의 수익률이 높았던 셈이다.
그러나 최근 시장에선 코로나19 사태로 IT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IT업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세계적인 IT기업 애플이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해 올해 1∼3월 매출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난 18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뉴욕증시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코로나19 관련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감 등으로 상승 마감하면서 긴장감이 다소 완화됐다. 이날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0.5%, 0.9% 상승해 신고가를 경신했다. IT주의 오름세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S&P500 IT 섹터는 1.1% 상승해 벤치마크 수익률을 상회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2.6% 올랐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T 섹터에 유리한 매크로 환경이 지속 중”이라며 “낮아진 미국 10년물 금리에 대한 부담은 차입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고 밸류에이션 부담도 높은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으로, 그 중심에 IT가 자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연구원은 “과거보다 현금이 풍부해졌지만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 멀티플은 금리 하락 기대가 커질 때 IT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요도 견조해 S&P500 IT 섹터와 커뮤니케이션 섹터 12개월 선행 설비투자(CAPEX) 전망치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증가 중”이라며 “국내 주식시장 약세로 우려감은 커지지만 감염병은 단기 이슈에 가깝고 중장기 투자자라면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 SDI 등 IT업종 각 분야의 대표 종목들이 신고가를 돌파한 가운데 후발주자로 부상할 IT주에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DB금융투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을 것으로 전망되는 삼성전기와 코로나19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고 상반기 계절성을 보여줄 LG전자가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권성률 연구원은 “삼성그룹 IT 3인방 중 삼성전기만이 남아 있는데 주력 제품이 주도해 실적을 이끌고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탄력성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는 데다 삼성전기의 올해 1분기 출발은 오히려 더 낫다”면서 “삼성전기가 먼저 간 삼성그룹 IT주와 키 맞추기를 할 차례”라고 관측했다.
이어 “LG전자는 올해도 가전·TV에서 계절성이 기대되고 대형 IT 업체 중 주가가 가장 언더퍼폼 했다는 점을 역으로 활용할 때”라며 “LG이노텍은 코로나19 변수로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카메라모듈 대응 모델 수 증가와 비행시간거리측정(ToF) 모듈 신규 매출로 오히려 뒤로 갈수록 실적의 업사이드가 있어 노이즈가 있을 때 매수 대응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