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소재로 한 치유 로맨스
등장 인물들, 캐릭터 설정은 평범
‘기억’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출발한 MBC 새 수목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은 평범한 로맨스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과잉기억증후군으로 1년 365일 8760시간을 모조리 기억하는 앵커 이정훈(김동욱 분)과 열정을 다해 사는 라이징 스타 여하진(문가영 분)의 상처 극복 로맨스 ‘그 남자의 기억법’이 18일 첫 방송됐다.
첫 회에서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기 전 등장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의 성격과 그들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에 집중했다. 배우 김동욱은 과잉기억증후군을 앓는 이정훈의 예민하고 차가운 성격을 앵커라는 직업에 대입했고, 배우 문가영은 미워할 수 없는 발랄한, 그러면서도 내면에 아픔을 담고 있는 라이징 스타 여하진을 완벽하게 그렸다.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주축인 두 사람의 캐릭터는 상반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정서연(이주빈 분)이라는 인물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서로 다른 두 인물을 이어주는 정서연은 이정훈의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이자 아킬레스건이 된다.
앞으로 이 인물을 매개체로 이정훈과 여하진의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로맨스라 크게 흥미를 불러일으키진 않는다. 여타 드라마들의 스토리와 크게 다를 바 없이 첫 만남 후 혼란을 느끼고 갈등을 겪고, 그 안에서 갑자기 ‘사랑’이 피어나고 서로의 아픔을 치유해주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두 주인공의 뻔한 로맨스 플롯에 주변인물들의 뻔한 캐릭터까지 얹어졌다. 정신과 의사 유태은(윤종훈 분), 여하진의 매니저이자 여동생 여하경(김슬기 분), 이정훈의 첫사랑 정서연이 두 주인공을 둘러싼 주요 등장인물들이다. 독특함이 없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캐릭터들로 어떤 새로움을 보여줄 것인지가 ‘그 남자의 기억법’에게 주어진 과제다.
다만 ‘그 남자의 기억법’은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을 공동집필하고 ‘스무살’ ‘듀얼’을 쓴 김윤주 작가의 필력은 기대해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