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증 없는 얘기하면 상대에게 빌미만 줘"
차명진 '탈당권유' 조치에 대해선 "납득 못해"
"코로나19 영향 있지만 총선 최종 승리할 것"
"입 닫는 게 오히려 선거에 도움이 된다."
10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당 지도부를 겨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당 지도부가 '텔레그램 n번방'과 관련해 여권 인사가 연루돼있다는 폭로를 예고했다 철회하는 등 설익은 주장으로 혼선을 빚자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종로 선거사무소에서 조찬 회동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진복)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무슨 n번방 사태에 정확한 확증도 없는 것을 이야기하며 혼란스러움만 일으켰다"며 "쓸데없이 상대에게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좀 가급적 입을 닫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진복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최근 여러 인터뷰에서 "주말쯤 (폭로) 발표가 있을 것이다" "(여권 인사와 관련된) 많은 제보가 있고 점검(검증)이 상당 수준에 와있다" "저쪽(여권)에서 그것을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쓰고 있다" 등의 언급을 한 바 있다. 하지만 통합당은 전날 오후 기자회견에선 "주말 폭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황 대표에게 이 본부장이 말을 아껴야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 본부장에게) 가급적 입을 닫고 있으라고 하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황 대표 특보단장을 지낸 바 있어 측근으로 분류된다.
황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n번방 관련 경고성 발언 대해 "n번방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참여한 사람이든 주도한 사람이든 최대한의 엄벌을 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동에서 당 윤리위가 '세월호 텐트'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에 대해 '제명' 아닌 '탈당 권유' 처분을 내린 데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윤리위가 그런 식으로 판단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이미 정치적으로 후보가 아니라는 것을 설명했으면, 윤리위가 정치 상황이 어떻다는 것을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재판하는 식으로 요건이 되느냐 안 되느냐 하며 소란만 지속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황 대표는 "어제 저녁 제가 입장문을 내서 정리했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전날 저녁 배포한 입장문에서 "차 후보는 더는 우리 당 후보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이번 총선 전망과 관련해 "코로나 사태가 겹쳐 상당히 불투명하게 보인다"면서도 "여론조사 상 격차가 줄어들어 최종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황 대표의 대학로 유세에 동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