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개헌저지선도 위태로워" 위기론에
민주당도 '낙관론' 경계 목소리…'승부는 이제부터'
전문가, 높은 사전투표율 등 흐름은 與에 유리하다 분석
4·15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사전투표율이 26.6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범여권 내에서는 '180석' 얘기가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개헌저지선인 100석마저 흔들린다며 위기론이 나오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주말 동안 자체 여론조사와 판세를 분석을 해보니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껴서 뵙고자 했다”면서 “여당이 이야기하는 180석 확보가 과장이 아니다. 이대로 가면 개헌저지선(100석)도 위태롭다"고 말했다.
당초 범여권 내에서 벌어진 '180석' 논란을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알리레오에서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범진보진영 180석도 가능하다'는 요지로 발언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개헌저지선까지 밀려 선진화법이 무력화되는 의석을 여당 갖게 되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엄청난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며 "국민들이 마지막에 힘을 모아달라"고 읍소했다.
반면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이같은 위기론에 대해 "엄살"이라고 일축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충북 충주시 공용버스터미널 앞에서 지원유세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엄살을 떠느라 그랬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통합당의 지역구 의석수가 80석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부질 없는 이야기"라며 "결과를 보고 이야기해야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고 꼬집었다.
반대로 민주당은 '오만한 여당에 대한 견제론'이 불 것을 우려하며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선거란 항상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는 것이기에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국민에게 한표를 호소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의석 전망이 나오다 보니 그런 (당부를 한) 것이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서울 용산을 찾아 선거대책회의를 연 이해찬 대표 역시 "아직 서울과 수도권에 아슬아슬한 박빙지역이 매우 많다. 저희 분석으로는 수도권 121개 중에서 경합 지역이 약 70개에 가깝고 50개 정도만 어느 정도 안정권으로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마지막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이나 평론가들은 대체로 높은 사전 투표율 등의 전반적인 흐름이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상일 케이스댓컨설팅 소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전투표가 활성화하면서 직장인들이 투표에 많이 참여했는데 결과적으로 세대 간 투표율 격차를 많이 좁혀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민주당, 범여권에 좀 더 유리한 흐름이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분석했다.
이 소장은 이번 선거가 특히 진영 대결이 격화하는 모양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진보진영이 확실한 승리로 문재인 정부 정책을 이어갈 수 있는 건지 아니면 보수 유권자 입장에서 민주당이나 문재인 정부가 독주하는 현상 강화가 바람직한지 이런 위기감이 충돌하면서 양쪽 3040대와 6070대의 투표 의지가 높다는 것"이라며 "전체 투표율은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던 선거인 2004년 60.6%를 넘어서는 투표율도 가능하지 않겠나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