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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닥 잡히는 무관중 개막, 처음 아니다?


입력 2020.04.20 12:03 수정 2020.04.20 13:5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이미 지난 2월 농구와 배구 무관중 진행 후 조기 종료

2007년 징계받은 서울 유나이티드가 최초의 무관중

무관중으로 개막할 것이 확실시되는 KBO리그. ⓒ 뉴시스

“야외 스포츠도 무관중 경기와 같이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면 가능할 것”이라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국내 프로스포츠의 개막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9일 “다음달 5일까지 지금의 ‘사회적 거리두기’ 근간을 유지한다. 다만 일부 제한을 완화한다”며 안전을 보장할 장치 중 하나인 무관중 경기 방식이라면 스포츠 종목의 개최도 가능하며 이 같이 밝혔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 중 농구와 배구는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고, 야구와 축구는 코로나19의 여파로 2020시즌의 닻을 올리지 못한 상황이다. 개막 연기가 벌써 두 달째 이어지고 있어 종목 관계자들과 선수, 팬들 모두 어서 빨리 코로나19가 물러가기만을 바라고 있다.


KBO리그의 경우 이미 5월초 개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21일 올 시즌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K리그도 오는 24일 올해 경기 숫자와 승강제 등이 결정될 예정이다.


다만 두 종목 모두 안전을 고려해 무관중 경기로 치를 것이 확실시된다. 야구와 축구 모두 야외에서 치르지만, 밀집된 공간에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곳이라 혹시 모를 감염의 우려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관중들이 없는 텅 빈 공간 속 경기는 선수와 팬들 모두에게 낯선 환경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프로스포츠에서 무관중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2월 여자프로농구 WKBL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무관중 경기를 실시했고, 남자프로농구(KBL)와 V리그(배구) 역시 관중 없이 공을 주고받았다가 리그를 조기에 마감했다. 또한 남자 농구 대표팀도 2월말 태국과의 아시아컵 예선을 텅 빈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치렀다.


지난 2월 무관중으로 진행된 한국과 태국의 농구 아시아컵 예선. ⓒ 뉴시스

축구는 폭력 사태가 우려되거나 이에 대한 사후 징계 조치가 발효될 때 무관중 경기를 확정한다. 지난 2007년 서울 유나이티드는 서포터들의 두 차례에 걸친 충돌 사태로 인해 경고에 이어 무관중 경기 징계를 받았다. 한국 최초의 무관중 경기가 열린 순간이었다.


K리그에서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2012년 불명예를 떠안았다. 당시 마스코트의 도발에 대전 원정 팬들이 화를 참지 못해 경기장에 난입했고, 폭력을 막지 못한 인천 구단에 책임을 물어 무관중 징계로까지 이어졌다.


축구 국가대표 팀은 현재 진행 중인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 무관중 경기를 경험했다. 지난해 10월, 29년만의 평양 원정이 확정됐으나 북한 당국은 자발적으로 무관중 경기를 확정했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팬도 없고, 생중계도 없었던 이상한 더비라고 혹평했다.


야구에서는 아직 무관중 경기가 치러진 적이 없다. 하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5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볼티모어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에 관중들을 들이지 못하게 했다. 앞서 볼티모어 지역에서는 한 흑인 청년이 경찰에 체포된 뒤 사망했는데 이에 대한 항의로 대규모 시위가 열렸기 때문이다.


급기야 시위대는 볼티모어의 홈구장 캠든 야즈를 둘러싸 관중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고, 이와 같은 소요 사태에 이후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3연전 중 2경기를 취소하고 마지막 경기만 무관중으로 진행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무관중 경기로 기록된 순간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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