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수훈 선수 인터뷰서 볼 판정에 아쉬움
미국 독립리그에서는 로봇이 구심으로 나서 화제
SK전에서 수훈 선수로 선정된 한화 이용규가 작심한 듯 마음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모두 꺼내놨다.
한화는 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와의 원정경기서 8-4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승리의 수훈갑은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맹활약한 이용규였다.
경기 후 중계방송사와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선 이용규는 말미에 “마지막으로 한 마디해도 되겠습니까”라면서 말을 이어갔다.
이용규는 “다른 선수들도 그렇고 다른 팀도 그렇다. 나도 개인적으로 억하심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3경기 밖에 안 지났는데 선수들 대부분이 볼 판정에 대해, 일관성에 대해 불만이 굉장히 많다”라고 밝혔다.
이어 “안타 하나를 치기 위해, 안타 못치고 호텔 들어가면 12시에 모든 과정이 끝나지만 잠 못 자고 새벽 3시까지 스윙 돌리고, 그 안타 하나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면서 “그것을 알아주시고 심판들께 부탁 아닌 부탁을 드리고 싶다. 선수들이 너무 헷갈려하는 부분이 많다. 선수 입장도 조금만 생각해주셔서 조금만 신중하게 더 잘 봐주셨으면 한다. 노력하시는 것 알고 있지만 선수들 마음도 헤아려주시고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수년째 끊이지 않는 논란 중 하나인 구심의 볼 판정에 관한 부분이었다.
이용규의 말처럼 스트라이크 판정 논란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벌써 올 시즌만 하더라도 연습경기에 이어 개막 후에도 일부 경기서 들쭉날쭉한 볼 판정이 논란이 된 바 있다. 7일에도 키움과 KIA의 경기에서 키움 선발 브리검이 볼 판정에 항의하다 권영철 주심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발언이 신뢰를 얻으려면 근거가 있어야 한다. 과연 이용규의 말대로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은 일관성이 없었을까.
먼저 심판마다 고유의 스트라이크존을 형성한다는 점은 모두가 인식하는 부분이다. 스트라이크존의 기본 틀에서 공 하나 정도의 차이는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일관성이다.
투구 분포도를 분석하는 ‘스트존’에 따르면, 한화와 SK 경기의 주심을 봤던 이기중 심판은 대체로 일관된 볼 판정을 내렸다.
그렇다면 이용규가 타석에서 크게 아쉬워한 3회는 어땠을까. 스트라이크존 위쪽에 걸친 박종훈의 초구는 볼 판정을 받았다. 이용규도 지켜볼 뿐이었다. 2구째도 비슷한 코스로 향했다. 이번에는 스트라이크였다. 이때 이용규가 탄식을 내뱉었다.
이용규는 프로 16년차를 보내면서 개인 통산 695개의 볼넷과 594개의 삼진을 기록 중인 대표적인 선구안 타자다. 이 정도 ‘눈 야구’를 펼치는 타자라면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이 뚜렷하고, 비슷한 코스로 오더라도 미세한 움직임 차이까지 구분할 수 있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최근 독립리그서 로봇에게 볼 판정을 맡겨 크게 화제가 됐다. 그리고 대부분의 리그에서는 논란의 소지가 될 부분에 대해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 정확한 판정을 내리고 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