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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백스테이지] 같지만 다르다…흥미로운 2개의 '미드나잇'


입력 2020.05.15 11:03 수정 2020.05.15 11:03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앤틀러스'와 '액터뮤지션' 다른 연출과 무대

비교해 보는 재미 쏠쏠한 색다른 프로젝트

뮤지컬 '미드나잇: 액터뮤지션' 공연 사진. ⓒ 모먼트메이커

스토리에 집중하고 싶다면 '미드나잇: 앤틀러스(이하 앤틀러스)', 액터뮤지션의 매력에 흠뻑 취하고 싶다면 '미드나잇: 액터뮤지션(이하 액터뮤지션)'이다.


액터뮤지션은 배우(Actor)와 음악가(Musician)의 합성어다. 노래, 춤과 더불어 악기 연주까지 모두 소화하는 배우들이다. 2011년 '모비딕'을 통해 처음 소개된 이후 '오디션', '원스', '파가니니' '리틀잭' 등이 액터뮤지션을 무대에 올려 큰 호응을 얻었다. 그 중 '미드나잇'이 유독 주목을 받는 건, 하나의 이야기, 두 개의 무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앤틀러스'와 '액터뮤지션'은 모두 아제르바이잔 국보급 작가 엘친의 희곡 '시티즌 오브 헬'(Citizen of Hell)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인간 내면의 나약함과 악의 근원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매일 밤 사람들이 어딘가로 끌려가 사라지는 공포의 시대에 사랑과 믿음으로 어려운 시절을 견뎌내고 있는 한 부부에게 12월 31일 자정 직전 불길한 손님이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두 작품의 무대와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앤틀러스'는 1층과 2층 두 개의 공간에서 공연이 진행된다. 무대를 좀 더 넓게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무대 중앙 거대한 사슴뿔을 통해 독재 권력자의 모습을 암시하며 감시와 통제의 시대적 압박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유니크한 무대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독재 권력이 지배하는 암흑적 시대상과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들의 어두운 내면과 고통을 세밀하게 그린 점이 특징이다.


뮤지컬 '미드나잇: 액터뮤지션' 공연 사진. ⓒ 모먼트메이커

반면 '액터뮤지션'의 무대는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고 연기하는 모습은 '앤틀러스'가 갖지 못한 매력이다. 그만큼 볼거리와 퍼포먼스가 공연 내내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앤틀러스'는 비지터, 맨, 우먼을 중심으로 극이 전개된다. 2명의 멀티플레이어를 맡은 2명의 배우는 극의 전개를 돕는 역할에 머무른다. 그런데 '액터뮤지션' 속 멀티플레이어는 콘트라베이스, 바이올린, 기타, 퍼커션, 피아노 등 노래와 연기, 연주를 모두 소화하며 비지터, 맨, 우먼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스토리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은 관객이라면 '앤틀러스', 비주얼과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추고 싶은 관객이라면 '액터뮤지션'이 적합해 보인다. 물론 이 작품은 둘 모두를 관람하는 관객들이 많다.


지난 3일 막을 내린 '앤틀러스' 무대에서 호평을 받은 고상호는 8일부터 '액터뮤지션'에 합류해 같은 역할 다른 느낌의 비지터를 선보이고 있다. 같은 작품이지만 전혀 다른 매력으로 빚어낸 비지터 캐릭터, 그것도 한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작품만의 묘미다.


초연부터 '미드나잇' 공연에 함께 해온 고상호는 캐릭터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렸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12월 31일 자정 직전 갑자기 한 부부의 집으로 들이닥치는 낯선 사람 비지터의 묵직한 카리스마는 관객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현재는 '액터뮤지션'만 관람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에도 순항 중인 '액터뮤지션'은 다음달 28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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