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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비말마스크나 덴탈마스크, 살 수 있긴 한가요?"


입력 2020.06.09 06:00 수정 2020.06.08 17:12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웰킵스 2차 온라인 판매도 20분 만에 품절

얇은 여름용 마스크도 공적마스크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 커져

지난 8일 찾은 서울 동작구의 한 약국 매대에 걸려 있는 일회용 마스크. 덴탈마스크를 연상하는 듯한 사진 이미지에 제품명도 닥터플러스 마스크다. ⓒ데일리안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비말차단용 마스크(KF-AD)' 품귀현상이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얇고 숨 쉬기 편한 덴탈마스크를 구하기 쉽지 않자 비슷한 형태의 마스크가 나온 것인데, 2차 마스크 대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덴탈마스크는 씨가 말랐다. 지난 8일 찾은 서울 동작구의 약국 7~8곳을 다녀봤지만 덴탈마스크가 있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덴탈마스크가 있냐는 질문에 "일회용, 그것도 중국산만 있다"는 약사의 대답이 돌아왔다.


약국이 문을 여는 오전에 가도, 물량이 들어오는 오후 3~4시 사이에 방문해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일부 덴탈마스크를 파는 약국들은 이른 아침 약국을 찾은 사람들이 한 차례 휩쓸고 구매해 나간 후였다.


같은 중국산 같은 회사 일회용 마스크인데도 가격이 차이가 나는 제품도 있었다. ⓒ데일리안

같은 중국산 같은 회사 일회용 마스크인데도 가격이 차이가 나는 제품도 있었다. 장당 100원에 팔리던 중국산 일회용 마스크가 800원에 팔리는 게 이제는 놀랍지도 않았다.


A약국 관계자는 "공적마스크 재고가 쌓이는 것도 난감한 상황인데 덴탈마스크나 비말 차단용 마스크가 있냐는 질문에 응대하는 것도 벅차다"면서 "비말 차단용 마스크가 20일부터 마트와 약국에서도 판매된다는 기사가 났다는데 우리는 마스크 공급업체로부터 전혀 들은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도 덴탈마스크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CU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동안 마스크 카테고리별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일회용 마스크인 덴탈마스크의 매출이 전월 대비 250.6%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편의점에서 품귀 현상까지 보였던 보건용 마스크인 KF마스크의 신장률은 45.8%에 그쳤다.


전체 마스크 매출에서 차지하는 덴탈마스크의 매출 비중도 껑충 뛰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높았던 지난 3월에는 KF마스크 90%, 덴탈마스크 10%의 매출 비중을 보였으나 6월 들어서는 KF마스크가 73%, 덴탈마스크가 27%를 차지했다.

2차 물량이 판매된 8일 오전 9시 기자가 웰킵스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을 시도했지만 접속이 불가능했다. 온라인 쇼핑몰 메인화면 대신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공지가 떴고, 이후 해당 제품에는 품절 표시가 됐다. ⓒ데일리안
320~500원짜리 저렴한 마스크 등장…"정부는 뭐 하나" 불만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일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공급하기 위해 웰킵스 자회사인 피앤티디를 비롯해 파인텍, 케이엠, 건영크린텍 등 4곳이 신청한 9개 비말차단용 마스크 제품을 의약외품으로 허가했다.


식약처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민간 유통 물량으로 공급하기로 하고 마스크 가격과 판매 시기 등은 업체에 자율적으로 맡겼다.


이처럼 비말은 차단해주면서 얇고 저렴한 마스크가 등장하자 구매자들의 가격 저항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여름용 얇은 마스크도 공적마스크로 전환하고 5부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 구매에 실패한 직장인 박모(34)씨는 "지난 5일 구매에 실패해서 오늘은 알람까지 맞춰놓고 준비했지만 접속조차 못 하고 품절되는 걸 지켜봤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정부가 비말차단용 마스크도 공적마스크로 지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소비자 김모(43)씨도 "정부가 KF인증 마스크를 공적마스크로 신속하게 도입할 때랑 달리 너무 손 놓고 있는 거 아닌가 싶다"면서 "그땐 얇은 마스크는 효과가 없으니 꼭 KF 인증마스크를 쓰라더니 이제와서 말 바꾸는 것도 당황스럽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나 덴탈마스크를 공적마스크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선 민간물량으로 공급부터 해보고, 가격과 수급 상황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당국이 뜸들이는 사이 소비자 혼란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비말 차단용 마스크 제조업체 웰킵스는 자사 온라인몰에서 판매를 시작, 5시간 만에 20만장을 완판했다. 이날에만 780만명이 몰렸다.


2차 물량이 판매된 8일 오전 9시 기자가 웰킵스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을 시도했지만 접속이 불가능했다. 온라인 쇼핑몰 메인화면 대신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공지가 떴고, 이후 해당 제품에는 품절 표시가 됐다.


이날 마스크 가격은 지난번 1차 판매 때와 같은 장당 500원으로 책정됐으며, 웰킵스는 이날 판매 물량으로 마스크 약 20만장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웰킵스는 현재 판매 중인 입체형 비말차단용 마스크 외에 평판형 비말차단용 마스크도 판매할 계획이다. 입체형 마스크는 기존 KF마스크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만 평판형 마스크는 덴탈 마스크처럼 얇다. 가격은 500원보다는 저렴하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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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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