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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리서치 흔들④] "다양한 인력으로 전문성 키워야...과감한 투자 필요"


입력 2020.07.31 05:00 수정 2020.07.30 22:00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기관투자자의 투자에 도움되는 전문성, 차별성 갖춰야"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산업별 고급인력 확보 필요, 비용부서 인식 바꿔야"

한때 증권사의 꽃으로 불렸던 리서치센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날개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증권사가 IB중심의 개편을 가속화하면서 리서치센터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기업 방문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시장 전망 기능마저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의 선행지표로 삼고 있는 리서치센터 보고서가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혼선을 야기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기업 모니터링 기능이 급속도로 퇴행하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리서치센터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향후 본연의 시장 분석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본다.


(사진 왼쪽부터)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데일리안

전문가들은 현재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코스트(비용) 부서로 인식되는 것 자체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서치센터의 핵심 역량인 기업이나 시장 전반에 대한 분석·평가 능력이 제대로 갖춰져야한다는 주장이다. 매크로분석이나 주식 종목에 대한 평가가 좀 더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야한다는 의미다.


리서치센터가 비용부서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해당 증권사의 기관투자자들에게 유의미한 진단과 분석된 내용을 줄 수 있어야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인력 확보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두 전문가의 공통된 견해다. 현재의 리서치센터의 구성원들을 보면 경제·경영학과 출신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데 산업별로 전문적인 고급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리서치센터를 단순히 비용부서로 인식해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닌 좀 더 과감한 투자를 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리서치센터가 먼저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나침반으로 활용할 수 있는 깊은 정보와 일반 대중에 제공하는 제네럴한(일반적인) 정보에 대한 분류를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증권사의 중요한 고객인 기관투자자에게 제공하는 분석의 질을 높여야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리서치센터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리서치센터가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인식자체가 바뀌어야한다"며 "말하자면 사회적 인프라인 도로나 항만과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곳이 바로 리서치센터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프라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좀 더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한다고 했다.


증권사-기관투자자 중간매개체 역할...전문성 갖춘 인력구성 필요


전문가들은 국내 리서치센터가 증권사와 기관투자자들의 중간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려면 해외처럼 전문성과 차별성을 갖춘 전문 인력 구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가이드라인을 잡아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황 연구위원은 "해외리서치센터는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이 다양하게 포진돼있는데 경제학 분야 말고도 기계공학, 전자공학, 화학공학, 생물학 등 다양한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들로 구성돼있다"며 "결국 국내 리서치센터가 살아남으려면 분석의 전문성을 좀 더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리서치센터는 기관투자자에게 전문적이면서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보니 시장전망이나 상품시장에 대한 전문성이 잘 갖춰져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리서치센터는 기관투자자와 일반 대중에게 같은 분석의 내용을 제공하다보니 차별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성 교수는 "기관투자자에게 수익을 내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려면 일반적인 시장 전망자료를 내기보다 특정 상품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와 분석을 해야한다"며 "기관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정보를 일반 대중에게 똑같이 제공한다면 전문성은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내 리서치센터가 ETF에 대한 분석을 많이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매크로한 분석이 강해져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 투자자에게는 기관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정보와는 다른 정보가 제공되어야하는데 증권사마다 강점을 부각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최근 증권사들이 시도하고 있는 언택트(비대면) 방송을 통해 다양한 시장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내부통제 강화 필요해, 사익추구할 경우 처벌 강화해야"


리서치센터가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황 연구위원은 "외국계 증권사를 보면 내부통제 기준이 굉장히 촘촘하다는 것을 본다면 규제강화 추세는 필요하다"며 "사전 예방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후규제가 굉장히 중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사익추구를 하는 일부 세력에 대한 처벌이 더욱 강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통제해야하지만 좀 더 자유롭게 견해를 낼 수 있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성 교수는 "사적 이해관계와 연관된 건 규제해야하지만 좀 더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어야하고 특히 대중을 상대로 한다면 큰 문제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향후 리서치센터가 좀 더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관투자자에게 좀 더 전문적인 분석과 평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일반 대중에게는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서비스할 수 있도록 바뀔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서비스 제공방식의 다양화와 산업분석이나 시장환경 분석의 전문성 강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생산된 결과물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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