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민 유족 “현대건설 배구단의 따돌림과 갑질이 원인”
현대건설 측 “출전시간 늘었고 상호합의에 따라 계약해지”
현대건설 배구단이 고유민 유족이 제기한 ‘갑질 주장’에 반박했다.
현대건설 측은 20일 "현대건설 배구단 소속 선수였던 故 고유민 선수 측 기자회견에 대한 구단의 입장을 밝히겠다"며 "먼저 고인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 前 구단 소속 선수에 대한 애도의 마음으로 고인의 장례에 관한 제반 사항을 구단이 나서서 치렀다. 아울러 유족의 요청을 존중해 고인의 배번(7번)을 영구 결번 처리한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고인의 명예를 존중하기 위해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으나, 유족 측에서 제기하는 몇 가지 사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단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라며 훈련 제외 및 팀을 나가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훈련 제외에 대해 "구단의 자체 조사 결과 훈련이나 경기 중 감독이나 코치가 고인에 대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만한 행위를 했다는 것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며 "고인은 지난 2019-20시즌 27경기 중 25경기, 2018-19시즌은 30경기 중 24경기에 출전하는 등 꾸준히 경기에 참여했다. 경기 및 훈련을 제외 시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알렸다.
무단이탈 및 임의탈퇴 공시 경위에 대해서는 "고인은 2019-20시즌이 진행 중이던 2020년 2월 29일 아무런 의사 표명 없이 팀을 이탈했다. 구단에서는 이탈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확인한 결과, 고인은 인터넷 악플로 심신이 지쳐 상당 기간 구단을 떠나 있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구단에서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상호합의 하에 3월 30일 계약을 중단했다"며 "이후 구단은 절차에 따라 선수 이탈에 관해 한국배구연맹과 협의하였으며, 연맹은 고인에게 직접 연락해 계약의 계속이 어렵다는 것을 확인한 후 FA 절차 종료 이후인 5월 1일부로 임의탈퇴를 정식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단은 "임의탈퇴 공시 후 배구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하여 6월 15일 고인과 미팅을 하며 향후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고인은 배구가 아닌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사가 확고해 배구에 대해 더 이상 미련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고인은 7월 모 유튜브 채널에서 은퇴했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본인의 의사를 명확히 밝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고유민의 유족은 이날 오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를 죽음으로 내몬 종범은 악성댓글이지만 정작 주범은 따로 있다"며 "현대건설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의도적 따돌림과 훈련 배제, 구단의 실질적 사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유가족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과 소송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 체육시민운동단체 사람과 운동 등과 함께 참석해 생전 고유민 선수와 현대건설 관계자가 나눈 메시지와 계약서를 공개하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족 측은 "고유민 선수는 현대건설에서 뛸 당시 가족, 동료들과 나눈 SNS 메시지에서 일관적으로 '감독이 나를 투명인간 취급한다', '나랑 제대로 말한 적 한 번도 없다' 등의 호소를 했다"며 "의도적 따돌림은 훈련 배제로 이어졌다. 고 선수가 현대건설에서 뛸 때 가장 힘겨워했던 것도 바로 훈련 배제에 따른 '기량 저하' 불안감, 소외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상적인 훈련에서 배제되는 등 의도적인 따돌림에 괴로워한 고 선수는 2020년 2월 현대건설 배구단 숙소를 나왔다"며 "극도의 스트레스로 수면제를 복용하던 고 선수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숙소에 있는 게 괴롭다', '죽고 싶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고 말했다.
고유민은 2013년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해 백업 레프트로 활약했다. 지난해 4월 자유계약 자격을 얻어 현대건설과 계약했지만, 지난 5월 임의탈퇴 신분이 된 후 7월 31일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