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개사가 심사승인 검토결과 기다려...“연말까지 열풍 계속”
IPO 투자 학습효과 발생..."대형 IPO 예상 기업에도 관심”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기업공개(IPO) 시장이 견고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말까지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증권가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IPO의 활황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또 신규 상장 기업과 관련된 업종·종목에서 매기 확산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5일 금융투자업계와 SK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회복하기 시작한 4월부터 상장 예비심사 청구건수가 높게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청구건수는 3월부터 8월까지 4개, 20개, 13개, 16개, 17개, 12개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지난달 중순부터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기업설명회와 사전미팅 등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는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지속될 경우 심사 청구건수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업계는 신규 상장하는 기업의 수와 청약 경쟁률은 높게 유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현재 심사승인 검토 결과를 기다리는 업체는 47개에 달한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까지 다수 업체들의 심사 승인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며 “연말까지 공모절차에 돌입하는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장세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최근 카카오게임즈는 IPO 역사상 최대 청약 증거금 기록을 다시 썼다. 일반 공모 청약에 58조50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고 최종 경쟁률은 1524 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SK바이오팜은 지난 6월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서 323.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30조9889억원이었다.
또다른 하반기 ‘IPO 대어’ 중 하나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도 지난 2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다음 달 코스피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BTS)을 세계적인 그룹으로 키운 소속사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빅히트의 상장 후 몸값은 4조~5조원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도 하반기부터는 구체적인 상장 준비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의 막대한 청약대금 중 환불된 자금 중 일부가 다른 업체들의 공모청약에 유입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또한 BTS가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해 빅히트 공모청약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더 높아진 상황”이라고 짚었다.
IPO를 앞둔 종목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상태다. 특히 조 단위 시가총액이 예상되는 IPO 대어들이 줄줄이 상장을 앞둔 점이 투자 매력을 높였다. 미국에선 니콜라(수소트럭), 위너뮤직(엔터 및 음반 레이블), 브이룸(중고차 거래 플랫폼)이 상장한데 이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주택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가 IPO를 위한 서류를 미국 중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해 화제가 됐다.
중국에서도 대규모 IPO가 진행 중이다. 이달 말 상장하는 앤트 파이 낸설은 홍콩 증시와 상해 커황판에 동시 상장을 신청했다. 그 외 중국 전기차 업체인 니오와 샤오펑, 바이오테크 기업인 환치바이오와 란스의학 등 중국 기업들은 미중 갈등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IPO를 진행했다.
김수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도 지금과 같은 IPO 열풍이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외 증시를 막론하고 신규 상장 종목들이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IPO 투자에 대한 학습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IPO 대어들이 상장을 앞둔 점은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상징성을 지닌 대형주의 성공적인 상장은 통상 관련 산업과 기업으로의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김 연구원은 “실제로 SK바이오팜을 전후로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고, 최근 카카오게임과 빅히트 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련주들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신규 상장 기업 관련 종목과 해당 업종에 대한 매기 확산이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카카오뱅크·빅히트를 제외하고 향후 대형 IPO가 예상되는 기업들도 주목된다. 해당 기업으로는 내년 상반기 IPO 계획을 밝힌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 지난해 11월 상장 주관사를 확정한 현대카드, 2016년 공모철회 이후 연말 상장 재추진 가능성이 부각된 호텔롯데, 최근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상장 시기를 검토 중인 SK IET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