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편성표에 당 역사 프로그램 위주
10일 열병식은 11일 녹화 중계 예상
10일 북한은 노동당 창건일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가 이날 오전 공개한 방송순서(편성표)에는 열병식 관련 내용이 빠져있다. 대신 당 역사를 기념하거나 체제를 찬양하는 프로그램이 다수 편성됐다.
북한은 생중계하지 않은 열병식을 녹화 중계해왔다. 지난 2018년 건군절(2월 8일) 열병식은 당일 오전 진행해 오후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같은 해 정권수립일(9월 9일) 열병식은 다음날 녹화 중계했다.
그보다 앞선 △2017년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 15일) △2015년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은 조선중앙TV를 통해 생중계됐다.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이어갔던 지난해에는 열병식을 개최하지 않았다.
북한은 대북제재·코로나19·수해 삼중고에 시달리는 상황 속에서도 열병식을 통해 군사적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기존보다 개선된 형태의 '신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형 이동식 발사차량(TEL) 등이 열병식에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신형 잠수함 진수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량 정황이 포착된 만큼, 관련 활동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더욱이 북한이 최근 동해안 무인도인 '알섬'에 미사일 시험 발사용 표적으로 추정되는 구조물까지 세워둔 것으로 파악돼 군사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신무기 공개로 군사적 존재감을 과시하되,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 실질적 군사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예년 사례와 비교해볼 때 열병식 포함해서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략무기들을 (동원해) 무력시위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역시 국정감사 업무보고 자료에서 "(북한이) 경제적 성과가 부진한 상황에서 신형 ICBM, 이동식 발사차량, 신형 SLBM 등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병식 공개연설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태양절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 등 북한 주요 간부들은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했으나 김 위원장은 꽃바구니만 보냈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열병식 연설 준비에 전념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