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7시30분부터 영결식 진행
이수빈 삼성 회장, 고교 동창 김필규 회장 등 추모
비공개 가족장으로...장지는 수원 가족 선영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인이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영결식에서는 고인을 기리는 추모 행렬이 이어진 가운데, 창업자인 이병철 선대 회장을 뛰어넘는 이건희 회장의 비범함이 회자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약 50분간 엄수된 이 회장의 영결식은 이수빈 삼성 회장의 약력보고, 고인의 고교 동창인 김필규 회장의 이건희 회장과의 추억, 추모영상 상영, 참석자 헌화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수빈 회장은 약력보고를 하면서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여 반도체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신경영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고인의 삶을 회고하다, '영면에 드셨다'는 부분에서는 목이 메인듯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김필규 회장은 위대한 기업가로 성장하기 이전, 어린 시절 이건희 회장의 비범함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몰두하는 모습, 그리고 반도체 산업 진출을 아버지인 선대회장에게 진언한 일화 등을 회고하기도 했다. 이 회장이 도쿄 유학시절 지냈던 2층 방이 전축, 라디오, TV로 가득하고, 이 회장이 이를 모두 분해해 재조립하고 있던 모습을 본 이 부회장의 고교 은사 한우택 선생님의 경험담도 소개했다.
김 회장은 “'승어부'라는 말이 있는데,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말로, 이것이야말로 효도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나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건희 회장보다 '승어부'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부친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건희 회장이 부친을 능가하는 업적을 이루었듯이 이건희 회장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재용 부회장은 새로운 역사를 쓰며 삼성을 더욱 탄탄하게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모영상에서는 1987년 12월 삼성 회장 취임 이후 2014년 쓰러지기까지 변화와 도전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경영인 이건희, 사물의 본질 탐구에 몰두하는 소년 이건희, 스포츠 외교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대한민국에 기여한 이건희 등 이 회장의 다양한 면면이 조망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홍라의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이 참석했다.
또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도 참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한화의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무 등 재계인사도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유족들은 미니 버스를 타고 영결식을 마친 뒤 발인이 열리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이동했다.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은 슬픔을 참지 못하고 오열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을 챙겼다.
영결식과 발인식 등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취재진을 포함한 외부인의 출입은 철저히 통제됐다.
발인을 마친 운구는 고인의 발자취가 있던 한남동 자택을 방문한 뒤 집무실이 위치한 이태원동 승지원, 경기도 화성 사업장을 거쳐 수원 선영으로 향할 예정이다. 장지인 수원 선영은 집안의 윗대 어른들이 묻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