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플레이오프 4차전서 미숙한 펜스 플레이
이번 시즌 대타 요원, 7년 전 굴욕 씻을지 관심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LG 박용택에게는 풀어야 할 숙원 하나가 있다. 바로 LG의 우승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뚫고 올라온 LG 트윈스가 ‘잠실 라이벌’ 두산을 상대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타진한다.
두 팀은 4일 잠실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1차전을 벌인다. 1차전 선발로 LG는 이민호, 두산은 플렉센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준플레이오프가 기존 5전 3선승제에서 3전 2선승제로 줄어든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1차전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
잠실 라이벌들 간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은 이번이 5번째다. 90년대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LG가 모두 승리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두산이 시리즈를 가져갔다. 2승 2패 동률 상황에서 잠실의 주인을 가리기 위한 진검승부가 펼쳐지는 셈이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2013년 플레이오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정규 시즌 2위를 차지했던 LG는 객관적인 평가에서 크게 우위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LG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반면,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서 세 차례 연장전을 치르는 등 5차전 내내 혈투를 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전혀 다른 전개가 펼쳐졌다. 두산의 경험은 무시할 수준이 아니었던 반면, 11년 만에 가을 야구에 임한 LG 선수들은 큰 무대 울렁증이라도 생긴 듯 실수를 반복했다.
박용택에게 잊을 수 없었던 경기는 바로 탈락 수순을 밟았던 4차전이다. 당시 1승 2패로 밀리고 있었던 LG는 총력전에 나섰고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되며 7회까지 2-1 두산의 리드가 전개됐다.
더 이상 실점할 수 없었던 LG는 마무리 봉중근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운명의 8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불붙은 두산 타선은 봉중근을 괴롭혔다. 대타로 나선 최준석이 솔로 홈런을 터뜨린데 이어 오재일이 우중간 펜스를 강타하는 장타를 쏘아 올렸다.
이 과정에서 LG 중견수 박용택은 미숙한 펜스 플레이로 인해 공을 발로 찬데 이어 굴러간 공을 줍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더듬어 타자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기록지에는 3루타 후 야수 실책에 의한 득점으로 남았다.
박용택과 같은 베테랑 선수의 어이없는 실책은 LG 선수들의 추격 의지를 꺾어놓고 말았다. 오재일의 득점 후 마무리 봉중근이 강판됐고 바뀐 투수 이동현이 1점을 더 내주면서 사실상 승부가 엇갈리고 말았다.
박용택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대타 요원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7회 투입돼 아쉽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는 물론 LG의 가을 야구가 계속되는 한 박용택은 계속해서 그라운드에 모습을 비출 예정이다. 7년 전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박용택이 두산을 상대로 복수에 성공할지 그의 타석이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