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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휴” 달아오른 명승부에 찬물 끼얹은 본헤드플레이


입력 2020.11.06 00:00 수정 2020.11.06 14:26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LG, 9회 구본혁-이성우 아쉬운 수비로 결정적 1점 헌납

극적인 역전 드라마 그리던 LG팬들 외마디 비명까지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이유찬이 LG 포수 이성우 뒤에서 홈을 파고들고 있다. ⓒ뉴시스

명승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본헤드플레이였다.


LG 트윈스는 5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7-8까지 추격하며 뒤집기를 노렸지만 9회초 나온 본헤드플레이로 주저앉았다. 7-9로 진 LG는 ‘잠실 라이벌’ 두산을 넘지 못하고 시리즈 전적 2패로 탈락했다.


4회초 두산은 10명의 타자가 나와 홈런 포함 6안타로 7득점을 기록, 8-0으로 멀리 달아났다. 준플레이오프는 끝난 것처럼 보였다. LG는 홈팬들 앞에서 1차전에 이어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듯했다.


4회말 라모스와 채은성의 백투백 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한 LG는 5회말 ‘가을 타는’ 김현수까지 투런 홈런을 쏘면서 4-8까지 따라붙었고, 라모스의 연타석 홈런으로 5-8까지 추격했다. 이후에는 바뀐 투수 정찬헌 호투 속에 두산 불펜을 공략해 1점 차이로 좁혔다. 흐름은 8점 차에서 1점 차까지 따라붙은 LG로 넘어왔다. 역전에 성공한다면 준플레이오프를 LG가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고조됐다.


추위도 잊을 만큼 손에 땀을 쥐게 했던 팽팽한 경기는 본헤드플레이로 식어버렸다.


9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허경민이 희생번트를 댔다. 고우석은 1루로 송구했는데 대수비로 들어왔던 구본혁 글러브에 맞고 1루 펜스 쪽으로 빠졌다. 공식 기록은 투수 송구 실책이었지만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 온 구본혁의 포구는 아쉬웠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LG트윈스. ⓒ 뉴시스

그 사이 1루에 있던 대주자 이유찬은 2루에서 3루까지 내달렸다. 3루 주루코치가 세우려 했지만 이유찬은 홈까지 욕심냈다. 무리한 주루플레이였다. 두산 더그아웃에서도 크게 놀랐다.


빠진 볼을 손에 넣은 구본혁은 상황을 파악한 뒤 재빨리 홈플레이트 앞에 있는 포수 이성우에게 송구했다. 여유 있는 포구였다. 홈으로 돌진하는 이유찬을 태그 아웃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성우는 홈을 등지고 2루로 뛴 허경민을 봤다. 태그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고, 이유찬의 손은 홈을 터치했다.


뜨겁게 달아오르던 명승부는 어이없는 실책과 납득하기 어려운 플레이로 차갑게 식어버렸다. 은퇴를 앞둔 박용택의 표정도 어두워졌고, 1루 관중석에서 0-8로 끌려갈 때도 응원을 멈추지 않았던 LG팬들은 탄식했다. 9회말 김현수-라모스-채은성이 투수 이영하 구위에 눌려 물러났다. 2점차로 벌어진 스코어는 끝내 좁히지 못했다.


두산 이영하는 “1점 차이와 2점 차이는 정말 달랐다”며 9회초 얻은 1점의 가치를 말했다. LG로서는 치명적 실점이다. 귀가하는 길에도 유광점퍼를 입은 일부 LG팬들은 9회초 상황을 곱씹었다. 짜릿한 명승부가 본헤드플레이 하나로 탄식을 내뱉게 하는 허무한 경기로 남게 됐다.


한편, LG에 2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두산은 일정에 따라 오는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위 KT위즈와 격돌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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