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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에서 뒤바뀐' 묻지마 질주 이유찬·홈 놓친 이성우


입력 2020.11.06 10:03 수정 2020.11.06 22:46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준플레이오프 2차전 승부 가른 결정적 주루와 본헤드플레이

역적될 뻔했던 이유찬 영웅돼...LG 야수들 팬들 원성 사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이유찬이 포수 이성우 뒤에 있는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 뉴시스

등 뒤에 있는 홈플레이트에서 운명이 바뀌었고, 팀의 올 시즌 희비도 갈렸다.


두산 베어스는 5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LG 트윈스와의 2차전에서 9-7 승리했다.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 진출한 두산은 포스트시즌 일정에 따라 9일부터 시작하는 플레이오프에서 정규시즌 2위 KT 위즈와 격돌한다. 3승을 먼저 챙기면 대망의 한국시리즈에 도전한다.


8-0으로 크게 앞서다가 8-7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9회초 LG의 실책으로 얻은 득점이 승리의 결정적인 힘이 됐다. 김태형 감독도 9회초에 뽑은 1점을 놓고 “사실상 결승점”이라고 평가했고, 9회말 호투한 이영하도 “그 1점이 엄청난 힘이 됐다”고 말했다.


9회초 전까지만 해도 흐름은 8점 차에서 1점 차까지 따라붙은 LG로 넘어왔다. 역전에 성공한다면 여세를 몰아 LG가 준플레이오프를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고조됐다.


찬물을 끼얹은 것은 9회초 연속적으로 발생한 실책과 본헤드플레이. 9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허경민이 희생번트를 댔다. 고우석은 1루로 송구했는데 대수비로 들어왔던 구본혁 글러브에 맞고 1루 펜스 쪽으로 빠졌다. 공식 기록은 투수 송구 실책이었지만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 온 구본혁의 대처가 아쉬웠다.


그 사이 1루에 있던 대주자 이유찬은 2루에서 3루까지 내달렸다. 3루 주루코치가 세우려 했지만 이유찬은 홈까지 욕심냈다. 무모한 질주로 보였다. 두산 더그아웃에서도 크게 놀랐다. 명확한 아웃 타이밍이었기 때문이다.


빠진 볼을 손에 넣은 구본혁은 상황을 파악한 뒤 재빨리 홈플레이트 앞에 있는 포수 이성우에게 송구했다. 여유 있는 포구였다. 홈 쇄도하는 주자만 잡는다면 오히려 분위기는 LG로 넘어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성우는 홈플레이트를 등 뒤에 두고 태그조차 시도하지 않았다. 명백한 본헤드플레이다. 이유찬은 홈을 터치하고 죽다 살아났다.


이유찬의 득점은 LG의 추격 의지를 꺾고, 흔들리던 이영하에게 큰 힘을 불어넣으며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이성우 등 뒤에 있던 홈플레이트에서 역적이 될 뻔했던 이유찬은 영웅이 됐고, 그 앞에서 LG 야수들은 팬들의 원성을 들어야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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