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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미워도 다시 한번?...교촌 등판에 개미들 곁눈질


입력 2020.11.09 05:00 수정 2020.11.09 09:43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빅히트 15% 회복 뒤 다시↓... 바이브컴퍼니·위드텍 상한가 ‘롤러코스터’

교촌 증거금 9조 몰려 분위기 전환...“공모가·상장 후 유통물량 부담 없어”

지난달 22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기업공개(IPO)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소진세 대표이사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교촌에프앤비는 이달 1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교촌에프앤비

치킨 프랜차이즈 1위 업체 교촌에프앤비가 청약 흥행을 이어가면서 침체된 공모주 투자심리를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시장에선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빅히트가 상장 후 급락하며 공모주 투심이 약화됐다는 우려가 잇따랐다. 그러나 교촌에프앤비는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서 큰 흥행을 거둬 아직 식지 않은 시장의 관심을 보여줬다. 이러한 온기는 최근 상장한 새내기 종목 주가에도 반영됐다. 교촌의 상장이 공모주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시장 이탈을 막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빅히트는 전장 대비 2000원(-1.22%) 내린 16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빅히트는 이달 들어 15% 넘게 오른 뒤 이날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닥에 상장한 소룩스는 시초가 2만원 대비 가격제한폭(30.00%)까지 치솟은 2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1만원과 비교하면 160%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말 상장한 바이브컴퍼니(-7.08%)와 센코(4.25%), 이달 초 상장한 위드텍(-15.65%)은 급락하거나 상승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바이브컴퍼니는 전날 상한가를 찍었고 센코와 위드텍은 지난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변동성이 심해진 상태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은 미국 대선 불확실성 해소와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으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강세를 나타냈다. 국내 증시에서도 상장 뒤 고전을 면치 못했던 빅히트를 비롯해 신규 상장 종목들까지 일제히 급등했다. 빅히트는 지난달 15일 상장 직후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직행)’을 기록한 뒤 고평가 논란과 대규모 매물 출회가 겹쳐 주가가 최저가를 찍었다. 최근 들어 증시가 활기를 띤 가운데 올해 4분기 실적 성장 전망과 BTS 새 앨범 발매 기대감, 코스피200 조기편입 가능성이 부각되며 주가 급락 쇼크에선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선 특히 교촌에프앤비의 일반청약 흥행이 공모주 투자에 대한 분위기를 환시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3~4일 진행된 개인투자자 공모 청약에 9조4047억원이 몰리며 1318.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첫날은 투자자들의 눈치 작전으로 경쟁률이 38.56대 1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마지막 날 반전에 성공하면서 올해 IPO 대어로 꼽혔던 SK바이오팜(323.03대 1), 빅히트(606.97대 1)를 뛰어넘었다. 카카오게임즈(코스닥·1525 대 1)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코스피 시장 역대 최고치다.


다만 공모가가 1만2300원으로 빅히트(13만5000원)와 카카오게임즈(2만4000원)보다 낮아 증거금은 이들보다 적다. 빅히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증거금으로 각각 58조4236억원, 58조5542억원이 걷혔다.


증권가에선 공모가를 낮게 책정한 것이 교촌에프앤비의 흥행 요인 중 하나가 된 것으로 해석했다. 교촌에프앤비는 당초 1만원대 후반에서 2만원대에 공모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1만600~1만2300원에 희망가격을 제시했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교촌에프앤비 공모희망가 상단은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2.2배, 내년 예상 실적 기준 PER 8.5배로 국내 동종업체는 12~14배에 거래 중”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후 유통 물량이 적고 대규모 매도 대기 물량인 ‘오버행’ 우려가 없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의 지분율이 높고 권 회장 외 8인의 최대주주(74.1%)가 보유한 주식은 상장 6개월 후부터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빅히트의 경우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상장 후 물량을 대거 털어내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수의 18.61%인 465만주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상장 후 주가 흐름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공모주 투자 광풍 속 대어급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투자자들에게 ‘학습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추격 매수한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은 경험을 통해, 상장 초기부터 더욱 치열해진 눈치 싸움과 함께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교촌의 상장 후 주가는 내년 대어급이 포진하고 있는 공모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교촌에프앤비가 이번 상장을 통해 ‘프랜차이즈 직상장 1호’ 타이틀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인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이번 교촌에프앤비의 상장은 다른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상장 추진과 밸류에이션 산정에 있어 지표가 될 수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018년부터 IPO를 준비하고 있으며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지난해 회계 처리 기준을 국제회계처리기준(IFRS)에 부합하도록 적용하는 등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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