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대신 집밥 수요 늘며 가정간편식, 조미료, 라면, 제과 등 매출↑
시식행사, 광고 마케팅 활동 줄면서 수익성도 향상
해외서도 한국식품 인기…농심, 해외매출 약 10억달러로 역대 최고 전망
올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산업 전반이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식품업종 만큼은 여느 때 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식 대신 집밥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다 신제품 시식,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이 줄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특히 내수는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해외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0일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이 작년 3분기 대비 8.2% 성장한 6조3425억원, 영업이익은 47.5% 늘어난 4021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실적 제외 시, 매출액은 8.8% 늘어난 3조7484억원, 영업이익은 72.2% 급증한 3117억원을 기록했다.
식품‧바이오 등 해외 사업과 국내 가공식품 매출이 고르게 성장했고, 전 사업부문에 걸쳐 사업구조 혁신의 성과가 구체적으로 나타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식품사업부문의 경우 ‘집밥’ 트렌드의 지속으로 가정간편식을 비롯해 스팸, 햇반, 만두, 김치 등 가공식품 판매가 늘었고, 선물세트 실적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며 가공식품 매출이 6%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강도 높게 진행해온 수익성 개선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은 34% 늘어난 1758억원을 달성했다.
오리온은 매출액 5974억원, 영업이익 1078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3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했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12.7%, 영업이익은 6.0% 증가했다.
국내 시장을 포함해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글로벌 법인들이 견고한 성장을 기록하며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주요 해외 법인 모두 19% 이상의 영업이익율을 달성하며 글로벌 식품회사 수준의 영업이익율(18%)을 달성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 신규 카테고리 개척 및 효율과 수익 중심의 경영을 통해 글로벌 법인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을 이뤄냈다”며 “간편대용식, 음료, 바이오 등 3대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F&B는 연결기준 매출액 8974억원으로 작년 3분기와 비교해 8.8%, 영업이익은 439억원으로 23.6%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우유 급식, 식자재 분야 사업이 부진했지만 냉장식품 등 가정간편식과 리챔, 참치 등 가공식품 매출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대상, 오뚜기, 농심, 삼양식품 등도 작년 3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두 자릿 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식품업체인 대상과 오뚜기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와 비교해 각각 38.5%. 29.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업체에 공급하는 B2B 매출은 줄었지만, 집밥 수요가 늘면서 장류와 조미료 판매가 증가하고 추석 선물세트 수익성이 개선된 점이 실적 개선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올해 9억9000만 달러의 해외 매출을 기록해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작년 대비 24% 증가한 수치로 미국, 중국 등 주요 법인의 판매 호조에 따른 것이다.
영화 기생충 효과로 대표상품인 신라면을 비롯한 짜파게티, 너구리 등 판매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간편식으로 라면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2019-2020 packaged food-instant noodle’ 통계 자료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한국기업으로는 최초로 5.3%의 점유율로 세계 라면기업 TOP5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작년 대비 0.4%p 증가한 5.7%의 점유율로 6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5위 수성이 확실시된다.
삼양식품의 3분기 예상실적은 매출액 1524억원(+10.7%), 영업이익 235억원(+12.0%)으로 해외수출 호조가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의 경우 분기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3분기에도 주력 시장인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경우 하반기 최대 행사인 광군제를 앞두고 9~10월 수출이 급증하면서 3분기 실적 개선을 이끌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