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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5주년 이승철·30주년 신승훈의 음악이 가지는 힘


입력 2020.11.18 09:19 수정 2020.11.18 09:1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오우엔터테인먼트, 도로시컴퍼니

1990년대 초중반은 한국 가요계에 큰 변화가 있던 시기다. 그 중심에는 이승철과 신승훈이 있었다. 놀라운 건 이승철은 데뷔 35주년, 신승훈은 30주년이 됐지만,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대중의 관심사라는 점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음악 시장에서 몸소 음악이 가지는, 변하지 않는 힘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승철은 1985년 부활의 2대 보컬이자 1집 보컬로 데뷔해 대중성을 지닌 록밴드로 이름을 알렸고, 솔로 데뷔 이후에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그의 진가는 2000년대 이후 드러났다. 동시대 가수들이 잊혀져가는 동안에도 이승철은 꾸준히 히트곡을 내놓으면서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2016년에는 30주년 기념 콘서트 등을 지상파에서 녹화 방영했을 정도로 보컬리스트로서의 위상은 여전했다.


35년 음악 인생 동안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비애’ ‘오늘도 난’ ‘소녀시대’ ‘마지막 콘서트’ ‘말리꽃’ ‘네버 엔딩 스토리’ ‘서쪽하늘’ ‘소리쳐’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3년 발매한 ‘마이 러브’까지 모두 서술하기도 벅찰 정도로 많은 히트곡을 내왔다.


1990년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한 신승훈은 가요계에서 최정상의 인기를 누렸다. 먼저 데뷔곡인 ‘미소 속에 비친 그대’는 14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고, 1991년엔 2집 ‘보이지 않는 사랑’을 발표해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때 SBS ‘인기가요’에서 14주 연속 1위를 한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기록도 있다.


이후 가요계 판도가 바뀌면서 발라드 가수들에게 상당한 타격이 있었지만 신승훈은 꾸준히 앨범을 내놓으면서 미국에서도 보기 힘든 7연속 밀리언셀러와 1집부터 10집까지 앨범으로 10회 연속 골든디스크를 수상한 유일한 가수로 꼽힌다. 한국 가요음반 역사상 최대의 기록인 총 누적판매량 1700만장 기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물론 이들이 과거에 세운 기록이나 인기만으로 지금까지 추앙을 받는 건 아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과거의 영광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앞으로의 음악과 길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그 과정에서 트렌드를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능력도 두 사람이 지금까지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다.


애초에 신승훈은 ‘발라드 황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음악에 있어서 장르적 도전을 이어왔다. 알앤비 ‘소녀에게’(3집), 맘보 ‘내 방식대로의 사랑’(3집) 하우스, 뉴잭스윙 ‘로미오와 줄리엣’(3집), 디스코‘엄마야’(7집), 모던락 ‘라디오를 켜봐요’, 브리티시 락 ‘쏘리’(Sorry), 월드뮤직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7집), 국악 ‘애심가’(9집), 뉴에이지 ‘애이불비’(8집) 등 안 해본 장르가 거의 없을 정도다.


특히 지난 4월 발매한 30주년 기념 앨범을 통해서도 다양한 장르의 곡을 담는 것을 넘어 후배 가수들의 곡을 리메이크한 곡까지 실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후배 가수들의 곡을 리메이크하면서 대중에게 좋은 곡을 알리는 메신저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음악적인 실험은 물론 후배 가수들의 멘토, 제작자 역할까지 넘나드는 신승훈의 행보를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순 없다.


이승철도 마찬가지다. 이승철은 누구보다 ‘트렌드’에 민감한 가수다. 같은 세대 사람들 중 유독 방송활동이 잦았는데, 이런 경험 역시 그의 음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슈퍼스타K’ 시리즈에서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것에 이어 11월 방송예정인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캡틴’의 심사위원으로도 출연하면서 가요계를 이을 후배들을 발굴하는데 힘을 보탠다. 또 이승철은 지난 5일 태연과 함께 부른 ‘마이 러브’를 발매했다. 이는 35주년 기념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그는 내년 상반기 새 앨범 발매를 목표로 또 다른 협업을 준비 중에 있다.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두 사람의 행보가 의미를 부여하는 건, 이들이 음악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단순히 ‘기념’에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전과 앞으로의 ‘브릿지’ 역할을 해주는 음악을 내놓음으로써 그들의 다음 스텝을 또 기대하게 한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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