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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연예인이 머니?②] “그림의 떡”…생활고 시달리는 스타들


입력 2020.11.23 02:00 수정 2020.11.22 11:2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연예계,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각

2018년 상위 1% 가수 소득, 전체의 53% 차지

ⓒMBN

“몇 번이고 다 포기하고 고향으로 내려갈까 생각했어요”


연예계만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한 곳도 드물다. 큰 인기를 누리고, 호화로운 일상을 보여주는 연예인들이 있는가 하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연예인도 존재한다. 특히 연예인들은 인지도에 따라 출연료 등급이 달라지는데, 그 격차가 매우 심각한 수준까지 와있다. 심지어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코미디언 A씨는 십 수 년의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몇 번이고 포기를 결심하고, 다시 열정을 불태우기를 반복했다. A씨는 “처음 서울에 올라와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거의 수입이 ‘0원’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때였다. 방송에 출연하면서도 밥만 겨우 먹고 사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 자체가 되지 않으니 몇 번이고 포기하고 고향으로 내려가야하나 생각했다. 그래도 주변 동료들 덕분에 꿈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연예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지난달 26일 국세청에서 받은 ‘2014∼2018년 업종별 연예인 수입금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소득을 신고한 가수 6372명이 벌어들인 연소득은 4095억원, 1인당 평균 6428만원이었다. 2014년 총 4855명의 연소득 2864억900만원보다 인원은 31.3%, 소득은 43.0% 늘었다.


2018년 기준 소득 상위 1%인 63명은 2171억 6000만원을 벌어 전체 가수 소득의 절반 이상인 53.0%를 차지했다. 1인당 평균 34억 4698만원이었다. 2014년에는 상위 1% 가수 소득이 전체의 48.1%였는데 4년 뒤 53.0%로 늘어 상위 소득 쏠림 현상이 더 심해졌다.


탤런트와 코미디언, 개그맨, 성우 등을 포함한 배우 등 업종 종사자 1만 872명의 2018년 소득은 총 6531억 8000만원으로 1인당 3614만원이었다. 배우 등 업종의 상위 1%인 180명의 소득은 3064억 6000만원으로 전체의 46.9%를 차지했고, 1인당 17억 256만원으로 집계됐다. 모델은 2018년 8179명이 866억 2900만원을 벌었고 1인당 1059만원이었다.


상위 소득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는 이 결과를 다른 말로 하면, 가수 상위 1%(2018년 기준)의 소득을 제외한 나머지 99%의 소득이 1924억 1800만원, 10%를 제외한 나머지 90%의 소득으로 계산하면 275억 6500만원이다. 전체의 90%은 1인당 평균 약 480만원 가량의 연수익을 보인다. 월로 환산하면, 약 40만원 돈이다.


아이돌 출신 가수 B씨는 “아이돌 연습생 시절에는 당연히 수익이 없었다. 말 그대로 연습생일 때는 배우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될 건 없었다. 가수 활동을 하면서도 사실상 내 통장에 꽂히는 돈은 전체 수익의 10%도 되지 않았지만 숙소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생활고까지는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B씨는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그룹이 잘 될 때는 수익이 조금이라도 발생했지만 적자 구조가 이어지면서 팀이 해체되고, 소속사의 그늘을 벗어났을 땐 막막했다. 몇 년을 쉼 없이 활동했음에도 자장면 한 그릇 마음 편히 먹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계의 소득 양극화는 오래 전부터 계속돼왔지만 최근 들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겉으론 화려해 보여도, 속은 인기에 따라 철저히 등급이 매겨지고 그에 따라 벌어들이는 돈의 차이가 크다. 그만큼 냉정한 세계”라면서 “실제로 주변 연예인 중에는 일정치 않은 수입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고 부업을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톱스타들의 일상이 방송을 통해 보여지면서 ‘연예인 걱정이 제일 쓸 데 없는 걱정’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사실 그렇지 못한 연예인이 많다. 여러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나듯 상위 10% 외에는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을 거둬들여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생활고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연예계를 떠나는 사례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않는 이상 이 문제는 해결되기는커녕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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