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보험사기 막아라"…빅데이터 들여다보는 보험사


입력 2020.11.28 06:00 수정 2020.11.27 12:51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코로나發 경기 침체 심화 속 늘어나는 보험사기 유혹

활용도 높아진 금융 데이터 분석…디지털 혁신 '가속'

보험사기를 막기 위한 신기술로 빅데이터가 주목을 받고 있다.ⓒ픽사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보험사기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는 이를 막기 위한 신기술로 빅데이터 분석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진화하는 보험사기에 따른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새로운 기법을 도입하려는 보험사들의 발걸음은 디지털 혁신을 계기로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보험사기의 증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영국보험협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영국 내 허위 보험청구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바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세계은행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세계의 경제성장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4.9%가 될 것으로 전망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전문적인 보험 사기범이 일반 보험 계약자를 사기에 공모시키는 유형의 사기가 증가하고 있는데, 경기 침체는 이런 현상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나 블로그에 구인광고를 가장해 보험사기 공범을 모집하거나, 보험사기를 조장하는 글들이 게시돼 일반 소비자를 보험사기로 유인하는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


이를 해소할 방안으로 최근 눈길을 끌고 있는 기술은 빅데이터다. 보험사들은 과거부터 데이터 분석에 근거로 경영을 이어 왔으나, 최근 가용한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빅데이터 분석을 다양한 업무분야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험사는 통상 제보를 통해 보험사기 조사·적발을 시작하지만, 관련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사기 유형이나 사기범의 특성 등을 파악해 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거나 적발할 수 있다. 기존에는 보험금 지급단계나 보험사기 발생 후 조사 단계에서의 분석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보험계약심사단계와 계약갱신단계에서 데이터 분석을 이용해 보험사기를 미리 예방하는 케이스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보험사기방지협회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보험사기 방지·적발방법도 조사자가 미리 정해진 규칙이나 의심징후를 사용해 보험사기 의심 건을 추출하는 전통적인 방법에서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사기 방지 시스템의 주요 장점으로서 추출한 의심 건의 품질, 손실 경감, 조사 효율성 개선을 꼽았다.


국내 보험업계에서는 주로 자동 위험징후와 예측모형, 데이터 시각화, 이상감지 등의 기술을 보험사기 방지·적발에 사용 중이다. 보험사에 따라 데이터를 분석해 보험사기 방지 업무를 돕는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운영하기도 하고, 보험사기 방지 시스템 전문회사가 구축한 시스템을 회사 내부에서 운영하는 식이다. 이 같은 보험사기 방지 시스템은 주로 자동차보험사기, 조직적 보험사기, 의료비 관련 보험사기, 언더라이팅 사기, 설계사가 연루된 보험사기 적발에 사용되고 있다.


보험사기 적발에 있어 정보의 공유와 분석이 매우 중요한데, 우리나라에서 보험사기 관련 데이터를 집적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한국신용정보원과 금융감독원이 있다. 신용정보원은 보험계약·청구·지급 데이터베이스인 보험신용정보통합조회시스템을 분석해 보험사기 지표와 의료기관별 통계를 제공한다. 또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은 보험사기인지시스템을 통해 보험계약 및 사고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관리·분석함으로써 보험사기 혐의자를 추출해내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발전하는 보험사기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보험사기 방지·적발 기법 또한 한층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데이터 분석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수량과 품질 향상이 필수적인 만큼, 보험사기 관련 정보의 공유 활성화와 공유데이터의 정의와 형식의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새로운 보험사기 데이터 분석기법이나 인공지능 기법 활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되, 보험계약과 지급데이터 이외에 비정형데이터 등 분석정보의 범위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운 "보험사마다 보험사기 건 또는 보험사기 혐의 건으로 분류하는 기준이 다른데, 보험사가 금감원 또는 신용정보원에 공유하는 통계 변수에 대한 정의 재정비 등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공공데이터나 미디어, 사진, 문서, 음성데이터 등 일정한 형식으로 저장되지 않은 비정형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