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놓친 거리두기에 확산세 못 꺾었다
3단계 격상시 50만개 이상 시설에 집합금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2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50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최대 규모다. 역대 가장 많았던 2월 29일 909명을 넘어섰다.
그간 정부는 K-방역의 성과를 자화자찬 해왔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데는 결국 타이밍을 놓친 거리두기 등 방역 실패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00명 안팎에 달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당장 다음 주 1000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잇따른다.
지난 2주간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450 → 438 → 451 → 511 → 540 → 628 → 577 → 631 → 615 → 592 → 671 → 680 → 689 → 950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8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비수도권 거리두기를 2단계로 조정했으나 당시에도 '뒤늦은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1.5단계, 2단계의 조치가 늦어진 데 이어 2.5단계 조건이 충족됐음에도 2단계에 정밀 방역 조치를 하는 일명 2+α 단계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2.5단계가 시행될 경우 발생할 사회적 반발과 경제적 피해를 우선 고려해 거리두기 격상에 소극적이었다.
이처럼 거리두기 타이밍이 한 박자씩 늦어지면서 코로나19 증가세가 꺾이기는커녕 가파른 확산세가 이어져왔다. 급기야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1천 명에 육박하게 되면서 거리두기 3단계를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3단계로 가려면 전국에서 주당 하루 평균 국내 환자가 800~1000명 이상 발생하거나 확진자가 두 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같은 형태로 급격히 증가해야 한다.
3단계로 격상 시 10인 이상의 모임이나 행사를 할 수 없다. 음식점·상점·의료기관 등 필수시설 이외의 모든 다중이용시설은 운영을 중단한다. 의료체계 붕괴 위험을 막기 위해 원칙적으로 집에만 머무르며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골자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3단계 조치를 시행하는 경우 전국적으로 노래연습장, PC방, 영화관, 목욕탕, 미용실, 학원 등 50만 개 이상의 시설이 집합금지되고, 10인 이상 모임·행사는 금지되는 등 서민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가해질 수 있다"며 "수도권 2.5단계는 강력한 부분 봉쇄 조치로서 3단계 봉쇄 직전의 최후의 보루"라고 말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다음은 사회활동의 '전면제한'을 뜻하는 3단계로의 상향조정 외에는 다른 선택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사회·경제적 피해를 남기게 되는데 지금이 이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거리두기 노력에 최선을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