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찍은 LG전자, 조정 뒤에도 시총 순위 20위권 이내 안착
“마그나와의 협력은 ‘윈윈’...전 계열사와 중장기 협업 기대감↑”
LG전자가 전기차 핵심 부품 사업에 나서면서 LG그룹 관련 계열사들의 장기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이 강해지고 있다. 증권가는 LG전자가 신설 합작법인을 통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흡수하면서 유럽 시장의 수주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합작법인의 부품이 애플의 차세대 전기차에 공급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전 계열사와의 협업 가능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전자는 7500원(-6.28%) 내린 11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3일 가격제한폭(29.61%)까지 치솟은 11만9500원으로 마감한 뒤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23일 6~12%대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던 LG이노텍(-5.95%), LG디스플레이(-2.19%), LG(-1.62%)도 이날은 하락 마감했다.
LG전자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10월 30일 이후 12년 2개월 만이다. 당시 상한가는 세계 금융 위기 속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덕분이었다. 2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8조3286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순위 19위를 기록했다. 주가가 급등한 23일(19조5559억원·17위)보다는 줄었지만 22일(15조883억원·24위)과 비교하면 3조원 넘게 늘어난 상태다.
LG전자는 23일 전기차 부품 사업(VS) 부문 중 ‘그린사업’ 일부를 물적분할해 캐나다의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제작 합작법인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마그나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다. 분할되는 사업은 전기차에 들어갈 모터와 인버터, 차량 충전기 등이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오스트리아 소재 계열사를 통해 LG전자의 신설법인의 지분 49%(약 5016억원)를 인수하게 된다.
증권가는 LG전자와 마그나와의 협력은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마그나 입장에선 성장성이 높은 전기차 시장에서 모터·인버터의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하게 된다. 메가는 턴키 솔루션 제공과 함께 완성차 생산·엔지니어링 역량을 갖춘 업체로, 관련해선 이와 LG전자가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마그나가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유럽 지역의 고객사를 공유할 수 있게 되는 것 또한 혼자 걷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데, 전기차 시장은 아직 진입 초기라서 선점 효과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VS 사업부 안에서 미래 성장성이 가장 높은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비중이 확대될수록 멀티플 상향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LG전자가 유럽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도 잇따른다. LG전자는 2018년 오스트리아의 헤드램프 업체인 ZKW를 인수해 사업 확장에 나선 바 있다. 이번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해 유럽 시장 공략에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진다. 이와 함께 내년 LG전자 VS 부문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영업이익)과 큰 폭의 매출 증가 등 LG그룹 전장사업의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3분기 흑자전환 및 연간으로 흑자전환이 추정된다”며 “LG솔루션에너지 출범 이후, LG그룹은 내년 전장사업의 흑자전환, 그룹의 신성장으로 본격적인 매출 성장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LG전자의 전기차 부품 수주는 내년 7월 신설 법인 설립 이후에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설 법인이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에 부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진 상태다. 애플은 과거 마그나와 완성차 생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LG그룹 계열사들의 전기차 관련 수혜 가능성 역시 부각되고 있다. LG이노텍의 경우, 지난 3분기 기준으로 매출 중 전장부품 비중이 14.6%에 달한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LG 전 계열사와의 협업과 애플 전기차의 벤더 진출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자율주행 트랜드 강화 속 VS 사업부 내년 분기 흑자전망은 기업 체질 변화와 향후 리레이팅 효과가 기대돼, 주가의 상방이 열렸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지주사인 LG의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기대가 현실화될 경우 해당부문의 성장에 따른 자회사 LG전자의 기업가치 상승이 LG의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관심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