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집권 5년차 앞두고 기자회견 총 6회
과거 朴 향해 "숨 막히는 불통" 비판해
靑 "코로나 때문에 소통 어려웠던 상황"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5월 취임 일성에 많은 사람이 환호했던 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통' 행보 때문이다. 문 대통령을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불통 때문이 결국 국정농단 사태까지 일으켰다고 비판해 왔다. 하지만 집권 5년차를 앞둔 2021년 현재, 문 대통령의 '소통' 횟수는 박 전 대통령과 그리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대통령의 기자회견 횟수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150회, 이명박 전 대통령 20회, 박근혜 전 대통령 5회다. 반면 '소통'을 약속했던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 횟수는 '국민과의 대화'를 포함해 6회다. 박 전 대통령과 단 1회차다.
문 대통령은 △2017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2018년 1월 10일 신년 기자회견 △2019년 5월 9일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1대1 대담(KBS 기자 진행) △2019년 11월 19일 국민과의 대화(MC 배철수) △2020년 1월 14일 신년 기자회견 △2020년 5월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 및 질의응답 등 총 6회의 '직접 소통'을 했다.
물론 문 대통령이 현안과 관련해 직접 브리핑한 경우도 있었다.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 다음 날인 2018년 5월 27일 춘추관을 직접 방문해 그 결과를 발표했고,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마찬가지로 같은 해 9월 20일 평양정상회담 후 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를 위한 '대국민 보고회'를 개최했다.
'소통 측면에서 문 대통령도 박 전 대통령과 다를 바가 없다'는 비판이 나올 때마다 청와대는 이러한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었기 때문에 소통 자리를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SNS 소통과 현장 행보 횟수를 늘렸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해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겠다는 약속, 방역을 이유로 광화문광장을 경찰 버스로 봉쇄해 집회를 차단한 것 등은 정부의 권위주의를 없애겠다는 문 대통령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는 비판이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한 라디오에서 "국민과 대통령의 소통의 매개가 언론인데 그 언론을 왜 저렇게 소극적으로만 활용할까 이런 아쉬움이 굉장히 짙다"며 "민주사회에서 지도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국민이 투명하게 아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현 정부 들어서 기자회견이 네 번(1대1 대담·국민과의 대화 제외)밖에 없었다는 것은 전임 정부의 불통과 비교했을 때 너무 이해도 안 되고 참 아쉬운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유력한 대권 주자 시절이던 2016년 8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을 그리며 "'정치는 말이다'라는 게 그의 소통법이었다"면서 "박근혜 정부는 정치가 없다. 통하지 않고 꽉 막혀서 숨 막히는 불통정권이다. 정치는 소통이다"라고 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1월 중순으로 준비하고 있는 신년 기자회견에 이목이 쏠린다. 그간 문 대통령은 즉석에서 질문자를 직접 지명해 정치·외교·안보 분야, 경제·민생 분야, 사회·문화 분야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아 직접 답변하는 형식의 기자회견을 해왔다.
다만 청와대는 코로나로 인해 기존의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확산 상황에 따라 시기도 예년에 비해 늦춰질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앞두고 장수 장관 및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장관 등을 교체하고, 청와대 참모진까지 변화를 주는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