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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데 한눈팔아 나온 문재인의 입양 무지와 실언


입력 2021.01.19 08:30 수정 2021.01.19 08:20        데스크 (desk@dailian.co.kr)

연초 나라의 최대 사회문제 된 정인이 사건 고민하지 않았다는 반증

예상 질문 답변 외우고 리허설 수차례 불구 ‘가벼움과 저급성’ 폭로

ⓒ청와대

대통령 문재인이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실언을 했다.


필자는 주로 화상(畵像)으로 진행된 그의 18일 기자회견 답변 중의 해당 발언을 헤드폰까지 끼고 동영상으로 여러 차례 들어 보았다. 진심인지, 실수인지, 무지의 소산인지 어조와 맥락을 느껴 보기 위해서였다.


“입양 부모의 경우에도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또는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하고 맞지 않는다고 할 경우엔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 입양 자체는 위축시키지 않고 입양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그런 대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 이 대목을 말하는 그의 약간 자신 없는 목소리로 미루어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잘 외웠으나 그것을 시청 국민들에게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한 자신의 (즉흥적인) 의견, 입장을 섞어 넣는 과정에서 참사가 일어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문재인은 입양에 대해 무지(無知)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아이를 바꾸는 걸 아주 쉽게 생각하는, 놀랄 만큼 단순한 사람이기도 했다. 이런 분을 우리는 대통령으로 모시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1년 4개월여 더 살아야만 한다.


입양(入養)은 대단히 어렵고 복잡한, 아이와 양쪽 부모에게 인생에서 겪는 가장 큰 사건이다. 그 입양에 관한 인용문 3개만 대통령에게 들려 드리겠다.


“입양 - 가족은 피로 만들어지지 않고 사랑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작자미상)


“당신이 한 아이를 입양하면 세계는 변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 아이들에게는 그들의 세계가 변하게 된다.” (작자미상)


“입양은 지구상에서 가장 의도적인 과정이다.”(Jody Cantrell Dyer, 양모, 교사, 작가)


부모와 자식 관계를 의도적으로, 사랑으로 맺어 아이에게 행복한 가정을 찾아 주고 그들의 세계가 변하도록 하는, 이 위대한 휴머니즘 제도를 나이 70이 되도록 몰랐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는 한 나라, 그것도 경제적으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선진국의 대통령이다.


그 입양과 관련된 비극적 사건이 한 방송의 기획으로 새해 벽두 나라를 커다란 충격에 빠뜨렸으니 그는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당연히 입양에 관해 공부하면서 정부가 그동안 잘하지 못했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해당 부처 실무자들과 관계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했어야만 한다.


문재인은 이 일을 안 했다.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라고 한 그의 말이 그 증거다. 입양에 대한 글 한 페이지만 읽었어도 이런 말은 입에서 감히 나올 수가 없다. 애완견도 트라우마 때문에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지 않는가?


사전위탁(事前委託) 제도 보완을 말하려는 취지였다고 청와대에서 해명했으나 이것 역시 기본적으로 입양이란 과정의 어려움과 극도로 섬세하게 진행해야 하는 점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추가로 고백한 것에 불과하다. 사전위탁이 물건을 샀다가 마음에 안 들면 바꾸는 것과 같은 제도로 운용된다면 보완이 아니라 폐지돼야 마땅하다.


선진국에서 입양을 허용받기 위해서는 매우 험난한 절차와 준비를 거치게 된다. 관계 기관에서 양부모 후보들이 남의 자식을 잘 키워 과연 그 아이를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인지를 가려내기 위해, 좀 과장하면, 우주비행사를 선발하듯 수많은 인성과 적성 검사, 가정환경 조사를 하고 심문(?)을 한다.


신청자들은 그 예비 관문 통과 후 강도 높은 양부모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 많은 입양 희망자들이 이런 관문을 넘지 못하거나 지레 겁을 먹기도 하고 지쳐서 입양을 포기한다. 대통령은 자국의 제도와 문화, 시설과 인력 등이 입양아를 위해 충분하게 마련되고 있는지를 정인이 사건 같은 문제가 터졌을 때 살펴봐야 당연한 일일진대, 그 대책의 하나라고 말한 것이 아이 ‘반품 교환’이었으니 국민들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사실 이번 정인이 사건은 한국의 입양 제도가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한 측면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경찰의 안이한 대처가 결정적인 문제였다. 아이의 췌장이 절단되려면 어른이 소파에서 그 아이를 향해 뛰어내려야 하는 힘이 필요하다고 SBS는 실험을 통해 보여 주었다. 아랫집 사람들은 정인이 집에서 운동 기구 같은 것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증언했다.


이웃 신고 정신이 강한 북미 선진국의 경우 운동 기구가 아니라 큰소리가 나는 부부싸움이나 자녀 구타 정황만 감지되어도 바로 911 다이얼을 돌린다. 그러면 경찰이 즉각 달려와 해당 부모를 붙잡아 간다. 정인이 사건에도 경찰 신고가 9개월 동안 3번은 접수됐으나 양부모 말만 듣고 별일 아닌 것으로 처리해 버렸다.


대통령이 할 일은 이런 경찰을 엄하게 혼내고 절대 재발하지 않도록 대대적인 경찰 개혁 대책을 내놓았어야 했다. 그런데도 문재인과 집권 세력이 작금에 몰두한 것은 경찰 아닌 검찰 개혁이었고, 그것은 사실상 정권을 수사하려는 검찰총장 윤석열 몰아내기의 다른 말이었다.


이렇게 한눈팔아 놓고 이제 와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이며 그가 정치할 생각을 하고 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생뚱맞은 감싸기와 다목적 포석(布石)으로 누구나 짐작게 하는 준비된 답변을 기자회견에서 했다.


그리고 윤석열과 법무부장관 추미애의 장장 1년간의 지저분한 싸움을 ‘민주주의의 일반적인 과정’이라고, 역시 준비된 답변을 늘어놓았다. 국민을 초등학생으로 아는가? 아이가 마음에 안 들면 바꿔 주겠다는 대통령 입에서나 나올 수 있는 말이다.


문재인의 무지와 실언은, 예상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미리 준비해서 외우고 리허설을 4차례나 했음에도 드러난, 그 인식 수준의 없음(무식) 또는 가벼움과 저급성에만 있지 않다.


그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간에 한눈을 팔고 다른 생각에 몰두했다는 데 있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h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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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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