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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주담대 물밑작업에 금융권 '촉각'


입력 2021.02.02 06:00 수정 2021.02.01 11:51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개인 신용대출 넘어 주택담보대출 위한 인력 확보 본격화

대형 은행도 풀지 못한 난제…현실화까지 곳곳에 '걸림돌'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을 출시하기 위한 물밑작업에 나서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을 출시하기 위한 조직 구축에 나섰다. 출범한 지 3년이 넘도록 사실상 개인 신용대출만 다뤄 온 카카오뱅크가 이제 대출 포트폴리오를 시중은행급으로 확장하기 위해 본격적인 물밑작업에 들어간 모습이다. 문제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을 내놓기 위해서는 모든 관련 절차의 비대면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점으로, 금융권에서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의 기획과 운영을 맡을 담당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제 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사에서 각 상품을 3년 이상 운영해 본 경력직으로 제한했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근저당권 설정과 소유권 이전 등 등기 업무를 담당할 경력직도 함께 뽑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움직임에 시선이 쏠리는 건 카카오뱅크가 아직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 시장에 손을 대지 않고 있는 상태여서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상품은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비상금대출 등 개인을 상대로 한 신용대출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밖에 개인사업자대출이라는 이름을 내건 상품이 있긴 하지만, 이는 실상 사업자등록증으로 소득 증명이 가능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이다. 실질적으로 카카오뱅크에서 신용대출이 아닌 상품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기반으로 하는 전세금담보대출 정도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언젠가는 해당 대출 시장에 진출할 것이란 관측이 이어져 왔다. 개인 신용대출만 가지고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서다. 국내 은행들이 보유한 전체 원화 대출 잔액(1853조2239억원) 중 가계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3.7%(254조3361억원)에 그치고 있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언제쯤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을 선보일 수 있을지를 둘러싸고는 좀처럼 의문부호가 사라지지 않아 왔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대출에 나서겠다는 것은 모든 프로세스를 비대면으로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인데, 이 같은 과정은 여전히 우리 금융권에 해결하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어서다.


현재 전면 비대면 형태의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은행은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인은행인 케이뱅크다. 하지만 케이뱅크의 주택담보대출은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빌라나 다세대주택, 단독주택 등은 가격을 표준화하기 쉽지 않아서다. 또 이미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갖고 있는 고객에 대한 대환대출에 특화돼 있다는 측면도 한계다. 기존 은행에서 신용평가를 마친 이들을 대상으로 삼아 비대면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계산이다.


시중은행들로서도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은 접근이 쉽지 않은 분야다. 이는 수시로 바뀌는 정부 정책의 영향이 크다.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치솟는 집값을 잡겠다며 연일 새로운 규제를 풀어 놓고, 이로 인해 갖가지 예외 규정이 생기면서 비대면으로 이를 안내하기엔 어려운 구석이 많아져서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이 2016년부터 출시했던 비대면 담보대출 상품들은 자취를 감춘 실정이다.


결국 관건은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의 비대면화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모아진다. 금융권에서는 계약부터 잔금 결제, 등기에 이르는 주택담보대출의 전 과정을 아우를 수 있는 비대면 시스템을 마련하려면 수많은 난관을 넘어야 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 중개업소와 법무사사무소를 거쳐 은행까지 이어지는 온라인 통로를 구축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카오뱅크가 이 같은 걸림돌을 제거하는데 성공만 한다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계기로 비대면 대출에 대한 선호도와 실제 수요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이 시장에 끼칠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비대면 확산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입고 있다.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카카오뱅크가 보유한 가계대출 잔액은 14조8803억원에서 18조7304억원으로 25.9%(3조8501억원) 급증했다, 이로써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규모는 국내 6개 지방은행과 더불어 한국씨티은행, Sh수협은행 등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가 2017년 7월 영업을 개시하고 3년여 만에 달성한 성과란 점을 감안하면 분면 눈에 띄는 성장 속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입장에서 주택담보대출은 사업 확장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며 "꼭 카카오뱅크가 아니더라도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의 등장은 정체된 국내 대출 시장 구도를 크게 흔들 만한 요소"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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