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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 빠진 자영업자…은행 연초부터 대출 2조원 '쑥'


입력 2021.02.04 07:00 수정 2021.02.03 11:48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5대 은행 1월 말 잔액 272조4837억…전월比 1조6164억↑

대출금리도 상승세…“취약계층 중심 부실 위험 우려 확대”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대출이 2조원 가까이 늘었다.ⓒ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대출이 2조원 가까이 늘었다.ⓒ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올해 초부터 주요 시중은행의 자영업자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와 카페·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상황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부진과 대출금리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부채를 갚지 못하는 취약 자영업자들의 부실화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월 말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272조483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2월 말(270조8672억원) 대비 1조6164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이 기간 자영업자대출을 가장 많이 늘렸다. 작년 말 47조6894억원이었던 우리은행의 자영업자대출은 올 1월 말 48조1649억원으로 한달 만에 4755억원 뛰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도 50조2108억원에서 50조5673억원으로 3565억원 늘었고, 신한은행도 54조3875억원에서 54조7376억원으로 3501억원 올랐다.


농협은행 또한 41조7791억원에서 42조857억원으로 3066억원 확대됐고 국민은행 역시 76조8005억원에서 76조9282억원으로 1277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은행들의 자영업자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매출 감소로 경영난에 빠지자 자영업자들이 빚을 내 버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정부가 오는 14일까지 수도권 2.5단계·비수도권 2단계의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연장하기로 하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방역조치에 따른 영업 손실보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소공연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준 업체와 여행업, 관광·레저업, 공연 예술업처럼 영업제한 업종이 아니라도 매출이 제로에 가까운 영향업종까지 영업손실 보상하는 법제화 방안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영업손실 보상, 영업시간 규제 완화 외에도 세제감면, 무이자 긴급 대출 확대, 강도 높은 임대료 지원 정책을 실시하라”며 “부가세, 소득세 등 피해 소상공인 직접세율 인하, 전기료, 수도세 등 간접세 성격의 세제 감면 조치를 통해 소상공인들이 피부로 와 닿는 즉각적인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자영업자 대출금리도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달 연 3.50%로 전월(3.31%) 대비 0.19%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 평균 금리도 연 3.74%에서 3.79%로 0.05%포인트 뛰었고, 물적담보대출과 보증서담보대출 평균금리 역시 각각 0.03% 0.06%포인트씩 늘었다.


일각에서는 자영업자대출이 향후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각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정기 간행물 ‘금융브리프’를 통해 “코로나19 경제 충격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경제 양극화가 심화하며 취약계층의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지난해 시행한 각종 정책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일조했지만 금융 시스템 내 각종 잠재 위험을 증폭시켰다”며 “올해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19 종식이 가시화하면서 출구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층별·업종별로 성장 또는 회복의 속도가 상당히 다를 것”이라며 “미시적 관점의 출구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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