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버스샵 고객센터 불통...반복된 문제에도 해결 無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위버스샵 관련 9개월간 137건 피해 접수
"소비자들에 사과, 민원 적극 조치 중"
그룹 방탄소년단의 성공으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성장에 날개를 단 모양새다. 중소규모의 기획사들을 인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확보, 그리고 경쟁사이기도 한 YG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파트너십까지 이끌어냈다. 나아가 네이버와 제휴로 국내 대표 케이팝 팬덤 플랫폼을 모두 손에 쥐면서 ‘네이버-빅히트-YG’로 이어지는 케이팝 동맹의 사업 확장 범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가파른 성장 속도와 달리, 기획상품(굿즈)을 판매하는 ‘위버스샵’ 관련 문제들을 개선하는 속도는 다소 더딘 듯 보인다. 특히 위버스샵은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앨범과 각종 굿즈, 콘서트 티켓 등을 독점으로 판매하고 있는 터라, 대다수 팬들의 집결지이기도 하다.
때문에 위버스샵 관리 소홀은, 성장의 밑거름이 된 팬심을 소홀이 여기는 것과 같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불거졌던 위버스샵에 관한 소비자 불만과 피해접수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위버스샵 관련 소비자 불만은 총 137건이나 접수된 상태다.
물론 상품들을 대량으로 판매하면서 여러 유형의 문제들이 발생할 순 있다. 중요한 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다른 아이돌 굿즈 온라인 쇼핑몰은 2019년 한차례 공정거래위로부터 시정 명령과 과태료 부과를 당한 이후 센터를 통해 불만이 접수된 건은 없는데 반해 위버스샵에서만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는 건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소비자 A씨는 “위버스샵에서 팬클럽 가입비 17만 5000원을 내면 받을 수 있는 머치박스를 지난해 8월 14일에 주문해 12월 20일에 수령했다”면서 “구성품 중 블랭킷의 올이 크게 두 군데가 나간 상태로 배송이 되어 교환신청을 하였지만 일방적으로 교환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20여 차례의 시도 끝에 고객센터와 통화에 성공했지만 ‘교환방식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는 답변만 하고 2개월이 지난 올해 2월 3일까지도 아무런 조치가 없다”면서 “팬심으로 장사를 하는 빅히트는 교환 절차가 매우 더디고, 제대로 되지 않는 걸 알기 때문에 웬만큼 깨지고, 찢어져서 와도 교환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지난해 4월 위버스샵에서 아이돌 포스터를 주문했지만 8개월이 넘도록 속을 끓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포스터의 절반에 긁힘이 있어 교환 혹은 환불을 요청했지만 ‘불량이 아니’라는 판매처의 주장에 불량 판정 기준을 문의했지만 ‘공개 불가’라는 황당한 답이 돌아왔다.
이밖에도 수많은 소비자들은 공통적으로 “고객센터 연락이 안 된다” “연락이 되더라도 답변을 받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환불과 교환 접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환불이나 교환 관련 답변이 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최소 6주의 시간이 소요된다. 심지어 1년 전 결제한 상품을 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 “수차례 반복된 문제들임에도 여전히 방치되고 개선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한 소비자는 위버스샵의 더딘 문제 해결 방식 때문에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를 통해 불만을 접수했고, 센터는 위버스샵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답변을 받아 소비자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몇 달 동안 해결되지 않던 문제가, 단 2~3일 안에 해결되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가 알려지자 전자상거래센터를 통한 불만 접수가 잇따르게 된 셈이다.
서울시는 위버스샵의 배송지연·환불거부와 상품정보표시 미비 등이 전자상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조사한 뒤 시정 권고나 과태료 부과 등 조치를 검토키로 했다. 아울러 상반기에 동종 업체들의 품목별 상품정보 제공 고시 준수 여부 실태를 조사해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서울시의 이 같은 조치에 뒤늦게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불편을 느끼셨을 소비자분들께 사과드리며, 2019년 위버스샵 런칭 이후 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접수된 민원은 적극적으로 조치 중”이라고 해명했다. 앞으로 문제가 어떻게 개선될지는 지켜봐야 할 테지만, 팬들은 “뒤늦은 형식적 공식입장”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위버스샵은 빅히트의 자회사인 비엔엑스가 운영하는 모바일쇼핑몰이다. 일각에선 하청업체의 문제인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최종 관리자는 위버스샵과 빅히트임에는 분명하다. 혹여 하청업체의 문제라면 이를 관리 감독하지 못한 빅히트 역시 잘못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다른 아티스트, 기획사도 마찬가지지만 이들의 성장 동력은 팬들이다. 케이팝 콘텐츠를 사랑하고, 이를 세계화하는데도 팬들이 일등공신 역할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빅히트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앨범 판매량, 중소기획사 인수, 팬플랫폼 확장과 협업 등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연일 보내왔고, 이는 곧 기사화돼 팬들에게 읽혀졌다. 자신이 응원하는 아티스트의 회사의 성장이 누구보다 반가운 이들이지만, 정작 팬들의 소비 심리를 이용만 할 뿐 문제점들은 방치하는 소속사의 행태에 씁쓸함을 내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