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위협 신고를 받고도 신고 장소를 찾지 못해 50분 뒤에야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뒷짐을 지고 출동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경기남부경찰청과 광명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7일 오전 1시40분쯤 광명시 광명5동 주택가에서 4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혐의로 50대 남성 B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이날 0시50분쯤 "흉기로 위협받고 있다. 살려 달라"며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즉각 '코드제로'를 발동했다. 코드제로는 살인, 납치 같은 강력 범죄 현행범을 잡아야 할 때 내리는 대응이다.
경찰은 10분 만에 현장 인근에 도착했지만 신고 장소를 특정하지 못해 여러 차례 주변을 배회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경찰관들은 주머니에 손을 꽂거나 뒷짐을 진 채 범행 장소 주변을 걸어 다녔다.
50분이 지난 뒤에야 범행 장소를 찾아낸 경찰은 B씨를 검거했다. 하지만 A씨는 이미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진 뒤였다. B씨는 "말다툼하다 화가 나서"라며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은 B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여성의 휴대전화 GPS가 꺼져 있어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코드제로가 발동된 상황에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뒷짐을 진 모습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