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단위' 겨냥해 "처갈겨야 한다"던 김정은
군심 이반 차단위해 회의 개최한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내 규율 확립과 신세대 군 간부 통제 강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1차 확대회의가 김 위원장 주재로 전날 당 본부청사에서 개최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군 간부들의 정치·도덕적 결함을 지적하며 규율 확립을 강조했다. 그는 "군대 안에 혁명적인 도덕 규율을 확립하는 것은 단순한 실무적 문제가 아니라 인민군대의 존망, 군 건설, 군사 활동의 성패와 관련되는 운명적인 문제"라며 "새 세대 인민군 지휘 성원의 정치의식과 도덕 관점을 바로 세우기 위한 교양 사업과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회의에서 "인민군 내 모든 당 조직과 정치기관에서 혁명규율과 도덕 기풍을 세우는 것을 주된 과업으로 내세우고 강도 높이 진행할 데 대하여 강조되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최근 제8차 당대회·당 전원회의를 잇따라 개최해 내각 중심의 경제개발 계획 관철을 주문하며 '특수단위'를 강도 높게 비판했던 만큼, 군 불만을 억누르는 차원에서 규율과 도덕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당과 군은 내각과 별도로 경제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특수경제' '특권경제' 등으로 불린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경제적 특권을 누리는 특수단위들을 겨냥해 "당권·법권·군권을 발동해 단호히 처갈겨야 한다"고 했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회의와 관련해 "내각을 중심으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추진해 나가는데 생길 수 있는 군 부정부패나 군심 이반을 차단하기 위한 자리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군 주요 지휘관 인사도 단행됐다. 군 기강 확립을 요구하되 대규모 인사를 진행하며 한 손으론 '채찍'을 다른 손으론 '당근'을 건넨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해군사령관에 김성길,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관(공군사령관)에 김충일을 임명했다. 이들에겐 각각 해군 중장(별 2개)과 항공군 중장 칭호가 수여됐다.
전임자인 김명식 해군사령관과 김광혁 공군사령관 계급이 대장(별 4개)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세대교체 성격을 띤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주동철·고원남·김영문·김충성·장순모 등 5명이 중장, 리명호 등 27명은 소장 칭호를 받았다.
북한군 장성급 계급은 △원수 △차수 △대장 △상장 △중장 △소장의 6단계로 구분된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김정관 국방상과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을 차수로 승진시켰다.
앞서 지난해에는 군 서열 1·2위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이 원수 칭호를 받은 바 있다. 이날 승진 인사로 군 수뇌 4인방은 모두 차수 이상 계급장을 달게 됐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포함한 위원들 △군종·군단급 간부 △군 당위원회 집행위원 △무력기관 지휘관 △당 중앙위 해당 부서 부부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