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이후 최악 유혈사태…유엔, 사상자 최소 48명 확인
미얀마에서 쿠데타에 반발하는 민주화 시위대를 향한 군부의 무력진압으로 최소 18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이른바 '피의 일요일'로 명명된 이번 사태에 국제사회도 미얀마 군부의 무력사용 중단을 강력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일 연합뉴스와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유엔인권사무소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을 비롯해 전국에서 펼쳐진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미얀마 군경의 무력 사용으로 시위자 최소 18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미얀마 군경이 군중에 실탄을 발사하면서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인권사무소 대변인은 “폭력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평화 시위자들에 대한 폭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미야나 군부에 촉구한다”며 “미얀마인들은 평화롭게 집회를 열어 민주주의 복원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등도 입장 발표를 통해 미얀마 군부의 유혈진압을 강력 규탄하고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미얀마 현지 매체와 외신들은 이날 오후 시위대 1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전한 뒤 시간이 지날수록 4명, 7명, 11명까지 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온라인·위성·지상파를 통해 소식을 전하는 미얀마 독립 언론사 버마의 민주 소리(DVB)는 오후 5시까지 양곤 등 9개 도시에서 확인된 사망자만 19명으로, 미확인 사망자 10명을 포함해 총 2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다.
해당 언론은 익명을 요구한 의사의 말을 인용해 양곤 시위에 참여한 남성이 가슴에 총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고 전했다.
대규모 체포·구금 사태도 빚어졌다. 미얀마 정치범지원연합(AAPP)는 이날 1000여 명이 붙잡혔으며 이중 270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 AP통신도 군부의 쿠데타 이후 체포·기소되거나 형을 선고받은 시민의 수가 1132명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이 중에는 AP 소속 기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도 같은 날 중부 몽유아 타운에서 벌어진 항의 시위 현장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생중계하던 기자 다수가 체포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가 유엔총회에서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자국 군부를 비판한 지 하루 만에 해임되기도 했다.
초 모에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는 지난달 26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연설을 통해 쿠데타를 일으킨 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등 주요 인사를 구금한 군사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국제사회 개입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