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세븐일레븐, 브랜드 론칭 및 리뉴얼 작업 착수
코로나19 부진 벗고, 봄학기 맞춰 정체된 간편식 수요 잡기 나서
최근 편의점 업계를 중심으로 도시락 브랜드 론칭 및 리뉴얼 작업이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부진의 여파에서 벗어나, 매출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간편식 수요를 다시 한 번 잡기 위해서다. 집밥은 물론 직장인 점심까지 책임지겠다는 각오다.
BGF리테일은 지난 2일 30년간 국내 편의점 역사와 함께한 삼각김밥의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에 돌입했다.
CU는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는 삼각김밥’이라는 콘셉트로 품질 향상에 역량을 쏟아붓기로 했다. 기존 대비 토핑 50% 증량 등을 목표로 한다.
앞서 1일 세븐일레븐도 도시락 카테고리의 통일된 운영 방향과 정체성, 고객에게 전하는 가치와 메시지를 종합적으로 함축한 통합브랜드 ‘한끼연구소’를 신규 론칭했다. 이에 따라 기존 ‘김수미’, ‘한영실’, ‘도시락의정석’ 등의 브랜드는 앞으로 ‘한끼연구소’로 일원화한다.
이처럼 편의점이 도시락과 삼각김밥 리뉴얼에 나서는 것은 최근 즉석식품 매출이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초기만 해도 다중집객시설 기피로 편의점 도시락과 삼각김밥 수요가 급증했지만, 장기간 재택근무 확대와 등교 제한이 곧바로 즉석식품 매출 저하로 이어졌다.
특히, 대학가 등 특수상권에 위치한 점포들의 부진과 함께 ‘집밥’ 문화가 늘면서 직격탄을 받았다. 재택 근무 활성화와 등교 제한에 따라 주 소비층인 회사원과 학생 수요가 줄어든 데다, 밀키트 시장 활성화 등도 매출을 방어해 내진 못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개학이 시작되고 백신 접종에 따른 코로나19 종식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도시락 매출 수요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달부터 초등학교 1~3학년 등 일부 학생들은 정상등교를 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학 시장을 겨냥해서 부족한 점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도중 삼각김밥을 업그레이드 하게 됐다”면서 “원재료의 품질을 높이는 하는 한편 고객들의 알뜰 구매를 돕기 위해 가격은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매출 절대적 비중 차지…오랜시간 간편식 만들기 '힘'
편의점은 오랜 시간 간편식 만들기에 공을 들여왔다. 편의점 도시락이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2009년 당시엔 2000원 초중반의 가격대로 소불고기, 제육볶음 등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단품 메뉴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당시 도시락은 간편식품은 전체 매출에서 10% 남짓의 비중에 불과했다.
편의점 도시락은 2013년에 들어서면서 과도기를 맞았다. 이전까지 업계에서는 편의점 도시락이 3000원을 넘으면 소비자들에게 외면 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싼 게 비지떡’ 이라는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가격에 대한 괴리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주요 편의점 업체들이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도시락 품질을 업그레이드 하기 시작했다. 높아진 품질, 합리적인 가격에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지면서 2015년을 기점으로 편의점 도시락은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섰다.
▲GS25 혜자 도시락 ▲CU 백종원 도시락 ▲세븐일레븐 혜리 도시락 등 각 사마다 저마다의 대표 브랜드를 내걸고 다양하고 이색적인 도시락 상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에 한솥, 본도시락 등 전통적으로 단체 도시락을 취급해 오던 프랜차이즈와도 경쟁할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편의점 간편식은 우수한 원재료를 기본으로 성장하고 있다. CU는 올해부터 도시락, 삼각김밥, 주먹밥 등 모든 미반제품에 단일품종 새청무쌀을 사용한다. 새청무쌀은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국내산 품종으로 밥맛이 좋고 냉장에도 강한 우수 품종이다.
이밖에도 김밥, 삼각김밥에 사용되는 김도 모두 완도산 청정해역에서 수확한 김만 사용한다.
CU관계자는 “BGF리테일은 우리나라 곳곳의 우수한 원재료를 업무협약, 산지 직매입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테이블 놓고 의자 들이고"…먹는 공간도 '진화'
최근에는 도시락을 먹는 공간도 진화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14년 카페형 편의점을 출점하기 시작, 휴게공간을 구성하고 도시락 등을 편히 먹을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운영해 왔다. 또 2019년에는 아예 간편식 특화 매장 ‘푸드드림’ 출점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도시락하면 되게 안 좋은 인식이 많았는데, 하나의 도시락을 출시하기까지 단계별 제작 과정을 거쳐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간편식품팀, 상품개발팀 등 다양한 부서가 시장 조사에서부터 제품 기획, 상품 개발, 판매 전략 수립 등 대략 6개월 간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사 상품팀부터 실제 도시락 반찬을 하나하나 담는 손길까지 기획, 생산, 배송, 판매 등 도시락 1개가 소비자의 손에 전달되기까지의 과정에 참여한 인력은 100명이 족히 넘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