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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영화인들, 섬세함으로 관객 홀리다


입력 2021.03.16 13:50 수정 2021.03.16 14:0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020년 개봉작 여성 감독 비중, 지난 5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

공모작 지원 등 영화계도 여성 영화인에 힘 실어줘

“여성 서사물, 여성 감독이 섬세하게 드러내 남성 관객까지 흥미”

지난해 극장가는 유례없는 보릿고개를 걸어야 했다.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전체 극장 관객 수 총 5952만 명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3.7% 감소했고, 매출액은 51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3.3% 감소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최저 관객수, 매출액은 2005년 이후 최저치였다. 모두가 입을 모아 영화계가 위기라고 우려했지만, 한 줄기 빛도 있었다. 바로 여성 영화인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20년 실질개봉작 165편의 여성 참여율을 분석한 결과 여성 감독은 38명(21.5%), 여성 제작자는 50명(24.0%), 여성 프로듀서는 50명(25.6%), 여성 주연은 67명(42.1%), 여성 각본가는 43명(25.9%), 여성 촬영감독은 19명(8.8%)으로, 프로듀서가 2019년 26.9%에서 25.6%로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직종에서 여성 비중이 전년보다 상승했다. 특히 감독의 비중은 지난 5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이며 증가폭도 컸다.


실제로 체감하는 여성 감독들의 활약에 눈에 띄었다. 제 41회 청룡영화제 신인 감독상 홍의정 감독을 비롯해 '내가 죽던 날' 박지완 감독, '디바' 조슬예 감독,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 '애비규환' 최하나 감독,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초희 감독, '내언니전지현과 나' 박윤진 감독 등이 작품성을 인정받아 영화계에 여풍을 불게 했다.


영화 평론가 겸 대구사이버대학교 심리학과 심영섭 교수는 "예전에도 여성 서사물들의 영화가 있었지만 전형적이었고 남성 감독 위주였다. 이것을 여성 감독들이 회고적인 면을 곁들이고 캐릭터를 다양화해 섬세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는 여성 관객에 국한돼 있던 걸 남성 관객까지 흥미를 느끼게 하며 관심과 흥행을 부르고 있다"고 여성 감독들의 강세를 바라봤다.


올해도 영화계에서 여성 영화인을 지원사격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이뤄지고 있다. 기존 시장에 유통되지 않았던 다양한 여성 감독의 영화를 선보이는 OTT 서비스 퍼플레이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아 여성 영화인을 위한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퍼플레이는 창작자에게 수익의 70%를 돌려주고 성평등 문화를 나눈다는 취지로 2017년 설립됐으며 2019년 12월말 정식 서비스 시작된 후 1년 만에 2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이번 사회적 기업 인증은 사회적 목적 달성현황, 재정 건전성, 사업의 혁신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나온 결과다.


조일지 대표는 "여성 영화를 전문으로 서비스하는 온라인 플랫폼의 활성화를 통해 여성 창작자들이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를 통해 다양한 여성상, 평등의 가치,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선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함께 '필름X젠더'를 열고 젠더 문제나, 여성의 노동, 성차별을 다룬 단편영화를 지난 8일까지 공모 받았다. 여성 영화인을 대상으로 했으며 선정된 총 2편에게는 각 2000만원 지원한다. 제작된 단편영화는 2021년 8월 열리는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영화진흥위원회도 인디그라운드를 통해 여성감독이 제작하거나 여성의 서사를 다룬 28개 작품을 선정해 3월 18일부터 3월 31일부터 퍼플레이에서 공개한다. 상영작으로는 '82년생 김지영'의 김도영 감독과 '찬실이는 복도 많지'로 주목받은 강말금 배우가 만들어낸 '자유연기'와 '카트'의 부지영 감독과 '기생충'의 이정은 배우가 주연한 '여보세요'를 비롯 문혜인, 심달기 등 신진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김소형 감독의 '선화의 근황', 권예지 감독의 '동아', 강예은 감독의 'ㅅㄹ, ㅅㅇ, ㅅㄹ', 김도연 감독의 '술래', 김지희 감독의 '주근깨' 등이 있다.


인디그라운드 관계자는 "우리 시대의 다양한 여성영화를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면서 이와 함께 "온라인 부가시장에서 독립·예술영화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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