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스타 출신 방송인 현주엽의 학폭 논란에 거론된 서장훈이 입장을 밝혔다. 최초 폭로자 K씨의 고교 농구부 동기라는 A씨가 현주엽의 학교 폭력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면서 "서장훈이 이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주장한데 따른 것이다. 서장훈은 휘문중·고교에서 현주엽의 1년 선배다.
서장훈은 16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현주엽의 학폭 의혹에 대해 "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는데 깜짝 놀랐다"며 "내가 졸업한 뒤에 현주엽이 주장이었는지도 이번에 알았다. 너무 믿기지 않는 일이라 지금도 어리둥절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며 "농구부도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왜 나를 들먹이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보자면 피해를 당했다고 하는 폭로자는 현주엽의 2년 후배이고 현주엽이 고교 3년 때 그런 일을 했다고 나온다"라며 "내가 졸업한 뒤의 일을 직접 볼 수는 없기에 목격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라고 말했다.
서장훈은 "주엽이가 중학생 때 나는 고교생이었고, 고교 선배들이 보는 앞에서 중등부가 그런 행동을 할 수 없다"며 "그 시절 운동부의 질서가 엄격하지 않았나. 내가 현주엽의 폭력행위를 본 것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주엽이 선수출신 어머니와 사업가 아버지 등 집안 배경으로 위세가 대단했다는 주장에 서장훈은 "당시 선수 출신 부모님은 현주엽 말고도 여러 분 계셨다"며 "현주엽은 굳이 배경이 아니더라도 농구 잘하는 선수로 성장하는 때였다. 그때는 부모님들이 돌아가면서 가끔 선수들에게 고기 회식시켜주는 것 말고는 선수 자식을 전적으로 선생님께 맡겨놓고 감히 간섭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현주엽이 무슨 특혜를 봤다는 건 잘 모르겠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서장훈은 스포츠계에 학폭 논란이 이어지는데 대해 안타깝다며 "이런 일들이 자꾸 생기니까 스포츠에 대한 국민들 관심도 멀어질까 걱정이다. 특히 현주엽이 의혹에 휘말려서 당혹스러우면서도 진짜 그랬는지 믿기 어려울 만큼 마음이 아프다. 혹시 양자 간에 오해가 있다면 빨리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주엽 학폭 의혹, 온라인 커뮤니티서 처음 제기돼
'당대 최고의 농구선수 H씨 학폭 진실'
앞서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당대 최고의 농구선수 H씨 학폭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K씨는 "너무 오래된 일들이라 잊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학폭 논란이 커지며 이슈가 되는 것 같아서 저도 공개할까 해 글을 쓴다"며 폭로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K씨는 "H씨는 어머니가 국대 출신 농구선수였으며, 아버지는 사업을 하셨고, H씨는 운동을 특출나게 잘했다"면서 "이 3박자가 고루 갖추어져 있어 H씨는 위아래도 없는 독보적인 존재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씨는 H씨가 저질렀다는 폭력, 성매매 등 만행을 열거했다.
이어 K씨는 "H씨가TV에서 음흉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 그때가 떠올라 섬뜩하다"며 "농구부는 민주주의 한국 안에 작은 공산주의 국가였다. 그 국가 안에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같은 무지막지한 독재자가 H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앞으로 방송과 유튜브에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누리꾼들은 K씨의 글을 토대로 H씨를 현주엽이라고 추정했고, 일부 누리꾼들은 현주엽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에 해명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SNS에서 댓글 기능이 제한되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현주엽, 학폭 의혹에 "어이가 없다, 법적 대응할 것"
학폭 의혹이 처음 불거진 날인 지난 14일 현주엽은 즉각 입장을 밝혔다.
현주엽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폭로자는 30년도 넘은 중학교 시절 그리고 27년 전 대학 재학 시절까지 현재에 소환했다"며 "진실과 너무나 다른 사실들을 여러 명의 기억들을 엮고 묶는 방식으로 폭로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이가 없다"고 학폭 의혹에 전면 반박했다.
현주엽은 "회상해보면 어린 시절 저 또한 단체기합을 자주 받았으며, 당시 농구 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선수들에게는 기강이 엄격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저는 당시 주장을 맡았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얼차례를 줬던 일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 당시 일은 후배들에게 매우 미안하고 죄송한 생각이 든다"면서 "이 기회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그러나 개인적인 폭력은 절대로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언론을 통해 K씨가 폭로한 내용도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 제가 폭력적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악의적으로 지어낸 말들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치 구체적인 사실처럼 늘어놓으면 비록 그것이 거짓이라도 사람들이 믿어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주엽은 "이번 일로 인해 상처를 받을 저의 가족들과 저를 믿어주시는 분들에 대한 믿음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다시는 이런 악의적인 모함을 통해 억울한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수사기관에 의뢰해 진실을 규명하려 한다"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아울러 그는 "수사기관의 엄정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오니 그때까지 억측에 기반한 악의적인 보도보다 정론직필해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 또한 수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민형사상의 책임도 강력하게 물을 것도 밝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