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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했던 무리뉴, 손흥민 부재보다 심각했던 문제점


입력 2021.03.19 07:29 수정 2021.03.19 07:49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디나모 자그레브 원정서 패하며 유로파리그 탈락

무리뉴의 극단적인 수비, 플레이메이커 부재 아쉬워

극단적 수비 위주 전술을 펼친 무리뉴 감독. ⓒ 뉴시스

손흥민이 빠진 토트넘이 허무하게 유로파리그 탈락의 수순을 밟았다.


토트넘은 19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2020-21 UEFA 유로파리그’ 디나모 자그레브와의 16강 2차전서 0-3 완패를 당했다.


토트넘은 지난 1차전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지만 이날 패배로 1~2차전 합계 2-3으로 밀리며 8강행 티켓을 얻는데 실패했다.


무리뉴 감독의 안이했던 전술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차전서 2골을 벌어둔 상황이라 다소 여유 있는 경기 운영이 충분히 예상됐던 경기였다. 게다가 상대인 디나모 자그레브는 팀을 이끌던 조란 마미치 감독이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사령탑을 잃은 상황이었다.


선수들 체력 소모를 걱정한 무리뉴 감독은 예상대로 극단적인 수비 위주의 전술을 택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곧바로 수비 라인을 내린 토트넘은 이른바 ‘버스 세우기’로 시간을 흘려보내려 했다. 공격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전반 45분간 기록한 유효 슈팅 숫자는 단 1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경기는 무리뉴 감독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디나모 자그레브는 후반 들어 총공세에 나섰고 주인공은 K리그 출신 오르샤였다.


오르샤는 후반 17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뒤 수비수를 제치고 선제골을 뽑아내더니 10분 뒤에도 1골을 더 추가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오르샤는 연장 후반 1분에도 다시 한 번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 팀을 8강으로 견인했다.


허무하게 탈락한 토트넘. ⓒ 뉴시스

경기 중반까지 극단적인 ‘버스 수비’를 지시한 무리뉴 감독의 안이했던 판단도 패착이었으나 토트넘의 선수 구성 역시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올 시즌 토트넘은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환상적인 조합을 앞세워 전반기까지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토트넘을 만나는 팀들이 이에 대한 대비를 확실하게 갖추고 나오면서 손흥민-케인 듀오의 파괴력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며 위기에 빠지게 됐다.


손발이 맞지 않아 허둥거리는 수비진도 개혁이 시급하지만, 토트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득점 찬스를 만들어낼 플레이메이커의 부재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이적 후 공격의 물꼬를 트게 해줄 중앙 미드필더가 없다 보니 답답한 공격 흐름만 이어가고 있으며 급기야 해리 케인이 2선까지 내려와 볼 배급까지 도맡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손흥민 역시 엄청난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라인 파괴 능력은 출중하나 이미 자리를 잡은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릴 ‘크랙형 공격수’가 아니다 보니 최근 고전하는 모습이다. 급기야 지난 아스날전에서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손흥민마저 빠진 토트넘은 공격 옵션 하나를 잃으며 허무하게 유로파리그 일정을 마무리하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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