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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액 최대' 저축은행들 예금금리 인하 러시…"리스크 관리 차원"


입력 2021.03.24 07:00 수정 2021.03.24 07:58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23일 기준 1년 평균 예금금리 1.73%…전월比 0.09%p ↓

'수신액 80조' 넘치는 유동성-규제 강화 속 속도조절 필요성

주요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예금금리를 낮추고 있다. ⓒ데일리안

주요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예금금리를 낮추고 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 속 저축은행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린 데다 코로나19 장기화 및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 예고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2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 1년 만기 평균 예금금리는 23일 기준 1.73%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한 달 만에 0.1%p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인 2020년 초만 하더라도 저축은행 1년 만기 예금금리 평균치가 2.12%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격차가 더욱 확연하다.


대형사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다음달 16일부터 'SBI사이다 보통예금'의 금액별 이율한도를 일부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금액과 상관없이 기본금리 연 1.2%를 적용해왔으나 앞으로 50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금리한도를 1%p 낮춘 0.2%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앞서 지난 22일부터 파킹통장인 '웰컴 비대면 보통예금'에 예치금 잔액 3000만원에 한해 최고금리 연 1.5%를 적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예치금 잔액 5000만원까지 최대금리 연 1.5%를 보장했으나 이제는 3000만원 초과 예치금에 대해서는 연 0.5% 금리만 제공하게 된 것이다.


OK저축은행도 지난 5일 'VIP정기적금'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6개월 만기 기준 ISA정기예금 예금상품 금리를 1.1%로 0.1%p 낮췄다. 1~3년 만기상품 금리도 1.2%로 0.1%p 하향 조정한 상태다.


저축은행들이 이처럼 예금금리를 인하하는 배경에는 넘치는 유동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계속되는 저금리 장기화 속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예금에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고 있어서다. 예대율 관리(100~110%)에 나서야 하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이 그만큼 나가지 않으면 역마진 발생에 대한 우려도 안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 수신고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상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지난 1월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80조97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집계가 시작된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가 속도도 빠르다. 지난해 6월 70조원을 돌파한 지 7개월 만에 10조원이 늘어났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대출영업 환경이 악화된 부분 역시 속도조절에 나서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저축은행 주고객이 경제불황에 취약한 서민과 자영업자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당분간 한계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에 따른 대손비용과 대출채권매각손실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도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0%대로 낮춘 데다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저축은행으로 일시에 몰린 측면이 있다”며 “취급액 규모가 큰 상위권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예금금리 인하를 통한 속도조절이 진행 중인 만큼 예금금리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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