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여아 사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석씨, 갓 출산한 산모 거동 아니었다"

"두 아이 출산시점 차이가 너무 커 바꿔치기 사실상 불가능"

"산부인과 간호사들이 바꿔치기 한 아이를 과연 몰라볼 수 있을까?"

"혈액형 검사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경북 구미경찰서에서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인 석씨가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 사망사건과 관련해 끊어진 발찌가 아기 머리맡에 있는 사진이 확인됐지만, 신생아 바꿔치기 정황을 둘러싼 의문점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28일 숨진 아이의 친모로 알려졌던 김모(22)씨가 출산한 후 신생아 머리맡에 있던 끊어진 발찌 사진을 토대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통상 산부인과에서는 신생아에게 인적 사항이 담긴 발찌를 부착하는데, 경찰은 끊어진 발찌를 산부인과 의원에서 신생아 2명을 바꿔치기한 주요 단서로 보고 있다.

특히 산부인과 의원 기록에는 신생아 혈액형이 A형인데, 김씨는 BB형, 김씨 전 남편 홍씨는 AB형이다. A형은 김·홍씨 부부의 혈액형에서는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다.

현재까지 유전자(DNA) 검사 결과에 따르면 사망한 여아의 친모는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석모(48)씨다. 경찰은 석씨가 사용한 전자기기 등을 통해 출산을 앞둔 2018년 초 인터넷에 '출산 준비', '셀프 출산' 등의 단어를 검색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석씨가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경찰의 설명에는 여전히 납득하기 어려운 의문점들이 남는다.

우선 석씨가 출산 직후라고 보기에 거동이 몹시 자연스러웠다는 주장이 나왔다. 석씨는 딸인 김씨의 아이가 태어난 다음 날부터 산부인과에 들렀는데, 당시 석씨의 거동이 출산 직후의 모습으로 볼 수 없었다는 게 김씨의 한 가족의 설명이다.

또 출산 시점도 의문이다. 경찰은 석씨가 2018년 1월 말∼2월 초 직장에서 휴가를 낸 것으로 미뤄 이때 출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같은 해 3월 30일, 김씨의 출산 시점과 너무 차이가 나서 사실상 바꿔치기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석씨의 남편 김씨는 방송인터뷰 등을 통해 "2∼3개월 차이 나는 신생아를 병원에서 바꿔치기했다는 경찰의 설명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산부인과 간호사들이 바꿔치기 한 아이를 과연 몰라볼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산부인과 간호사들은 탯줄을 잘라 낸 신생아의 배꼽으로 세균이 들어가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는데, 탯줄은 3~5일 자연스럽게 사라져 배꼽 탯줄 상태로 신생아 바꿔치기를 금새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산부인과의 혈액형 검사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와 암 환자 등은 적혈구의 항원력이 약해 혈액형 검사에서 가끔 오류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