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사퇴 후 재보궐 진두지휘하지만
패배시 '명분·실리 모두 잃었다' 책임론
언론 주목도 줄고 대선 지지율은 하락세
상왕 이해찬 등판에 이재명 모습 드러내
당대표 사퇴 이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설상가상 그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도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20%p 가까이 밀리는 서울·부산 여론조사가 선거까지 이어진다면 대선주자로서의 이낙연은 추락하는 '풍전등화'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이 위원장은 지난 9일 차기 대선출마를 위해 당대표직에서 사퇴한 이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4·7 재보궐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9일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누가 이기든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며 "저희들 나름의 여론조사의 과학적 분석과 과거 선거의 전례 등으로 볼 때 3%p 이내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유세현장 분위기를 언급하며 "바닥(민심)에 가보면 여론조사와 조금 다른 기류가 느껴진다. 감이라는 게 있다"며 "지지도 적극적 뜨거운 지지와 소극적 지지, 밋밋한 경우 등이 있는데 지지자들의 태도가 어떻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열세라는)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이고 한계는 있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인 20%p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위원장의 낙관적 전망과 달리 선거에서 패한다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었다는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특히 이번 재보궐선거는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이 성비위에 휘말려 치러지게 됐는데, 이 위원장은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무공천'한다는 당헌을 개정하며 공천을 강행한 당사자다.
선거 국면에서 이 위원장의 존재감도 희미해지고 있다. 언론 주목도 역시 당대표 사퇴 이후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최근에는 '친문 상왕'으로 불리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등판해 스피커 역할을 자처하고, 여권의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지사도 모습을 드러내며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전격 조우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배의 선장이 여러 명인 듯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위원장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도 두 자릿수를 간신히 유지하는 형국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22~2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전월대비 3.6%p 하락한 11.9%로 조사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34.4%, 당내 경선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21.4%를 각각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낙연 위원장이 대선 지지율 40% 압도적인 상황일 때 이재명 경기지사를 확실하게 제압했어야 한다"며 "지금은 이 위원장의 역량 부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