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 남동생, 카톡서 누나 행세하며 영정사진까지 들었다(종합)

남동생, 범행 후 누나 살아있는 것처럼 카톡 조작

누나 계좌서 일정 금액 출금한 정황 확인돼

"우발적 범행이었다" 주장

친누나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인천 강화군의 한 농수로에 버린 20대 남동생이 누나의 카카오톡 계정에서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부모를 속여 가출 신고를 취소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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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인천경찰청 수사전담반에 따르면 누나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A씨는 누나 B씨와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를 보여주며 엄마에게 가출 신고를 취소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A씨의 어머니는 지난 2월 14일 B씨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가출 신고를 했다.

하지만 A씨는 누나 B씨의 카카오톡 계정에 직접 접속해 누나가 메시지를 보낸 것처럼 답장을 보내며 범행을 숨겼다.

A씨는 누나의 계정에 '어디냐' '걱정된다. 들어와라'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고, 다시 누나의 계정에 접속해 '나는 남자친구랑 잘 있다. 찾으면 아예 집에 안 들어갈 것이다'라는 답을 보냈다.

해당 내용을 본 어머니는 "경찰이 (딸에게) 계속 연락하면 (딸이) 연락을 끊고 숨어버릴까 걱정"이라며 이달 1일 신고를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누나의 장례식장에서도 자신이 살해한 누나의 영정사진도 들고 나오는 등 범행을 철저히 숨겼으며 장례식이 끝난 이후에도 부모님이 살고 있는 경북 안동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체포된 남동생 A씨가 29일 오후 9시25분께 인천 강화경찰서로 압송됐다.ⓒ뉴시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회사원으로 근무하던 A씨는 지난해 12월 중순께 누나와 함께 살던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누나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에 있는 한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누나 B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쯤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의 한 농수로 가장자리쪽에서 배가 부풀어 오르는 등 부패된 상태로 숨진채 발견됐다.

A씨는 경찰에서 "회사를 마치고 집에 늦게 귀가했는데 누나가 잔소리를 해서 화가나 부엌에 있던 흉기로 누나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계좌에서 일정 금액을 출금한 정황을 확인하고, 범행과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