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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령층 확진자 증가 우려"…위중증 환자 661명 역대 최다치


입력 2021.11.30 17:47 수정 2021.11.30 18:00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전국 중증병상 가동률 78.5%…서울도 90% 넘어, '빅5' 종합병원도 남은 병상 6개

병상 포화에 수도권 대기자 800명대…"우선 순위 따라 배정 중"

지난 18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는 최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관련해 확진자 중에서도 위중증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은 고령층 규모가 커지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밝혔다. 위중증 환자 수는 엿새 연속 600명대를 유지하면서, 30일에는 661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 중증 병상 가동률은 78.5%로 1154개 병상 중 906개 병상이 사용되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과 잇따라 추가 병상 확보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임시 설비를 통해 진료 구역을 만드는 방안도 시행해볼 계획이다. 서울 지역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도 90%를 넘겼고, 특히 30일 오전 서울 '빅5' 상급종합병원의 현황을 파악한 결과 남은 코로나19 중증 병상이 6개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30일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위중증 환자 증가세를 두고 "총 확진자 규모보다 고령층 확진자 규모와 절대 수가 매우 중요하다"며 "고령층 확진자 비중이 줄지 않고 유지되거나 조금씩 더 커지면서 1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 증가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특히 위중증 환자의 85%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층"이라면서도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에는 미접종자보다 중증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3분의 1 정도로 떨어지는 등의 효과가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위중증 환자가 연일 최다치를 경신하면서 병상 상황도 한계치에 달한 데다 수도권 지역에서 하루 이상 입원을 기다리는 환자도 이날 기준 887명에 달하는 등 대기자도 속출하고 있다.


손 반장은 "병상 대기자 중 3분의 2는 생활치료센터, 3분의 1은 감염병 전담병원 입원 대상자"라며 "우선순위에 따라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부터 입원하도록 하고 있고, 중증 환자에 병상이 배정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과 긴급 이송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중증도가 떨어져 병상 대기 중인 환자에 대해서도 재택치료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187명 발생한 지난 17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편 서울 지역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이 90%를 넘겼다. 위중증 환자 수가 연일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전국적으로도 중증 병상 가동률이 80%에 근접하는 등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다.


30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서울의 코로나19 중증 병상은 345개 중 314개가 사용돼 91.0%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전날 87.8%에서 3.2%포인트 증가했다.


경기와 인천은 각 86.9%, 83.5%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중증 병상 가동률은 88.5%로 90%에 가까워지고 있다.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이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경고음은 이전부터 나오고 있었다. 수도권에서 남은 중증 병상은 서울 31개, 경기 33개, 인천 13개에 불과하다.


특히 이날 오전 서울 '빅5' 상급종합병원의 현황을 파악한 결과 남은 코로나19 중증 병상이 6개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까지만해도 14개 병상이 남아있었으나 하루 새 반 이상 차버린 것이다.


서울아산병원은 41개 병상 중 41개가 모두 차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오전 중 경과가 좋아지는 환자가 있다면 여유가 생길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다 차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세브란스병원도 37개 중 37개가 모두 사용 중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당분간 이 정도로 계속 차 있을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서울성모병원은 20개 병상 중 19개가 사용되고 있어 1개 병상만 남았다. 서울대학교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의 남은 병상은 각각 2개(38개 중 36개 사용), 3개(31개 병상 중 28개 사용)뿐이다.


정부는 수도권 중증 환자를 인접 지역으로 이송하는 대책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충청권(대전·세종·충북·충남) 중증 병상 가동률은 95.0%로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대전에는 남은 병상이 하나도 없다. 충북과 충남의 중증 병상 가동률은 각각 96.9%, 94.7%에 달한다. 세종에는 6개 중증 병상 중 4개가 사용되고 있다.


전국 중증 병상 가동률은 78.5%다. 전날 76.9%에서 1.6%포인트 올랐다. 1154개 병상 중 906개 병상이 사용되고 있다. 광주도 29개 중증 병상 중 25개가 사용 중이어서 4명의 중환자만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한편, 위중증 환자 수는 엿새 연속 600명대를 유지하고 있고, 이날은 661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하는 등 급증하는 상황이어서 병상 부족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도 의료 대응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전날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하면서 병상 확보를 위해 코로나19 환자는 재택치료를 원칙으로 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 대상자는 9702명이고, 이 가운데 서울지역 대상자가 5205명이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언론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중증 병상 추가 확보에 대해 "모든 병상을 다 코로나19 병상으로 바꿀 수는 없다"며 "중환자실이 전국에 1만개 정도 있는데, 그중 10%를 코로나19에 쓰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로 확보는 하겠지만, 다른 질환 환자에게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며 "그런 상황을 보면서 병상 효율화 문제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특별방역대책에서 지난 5·12·24일 발동한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조속히 이행해 수도권 준중증 병상 454개, 중등증 병상 692개, 비수도권 267개 병상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추가 행정명령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치료 병상을 갖춘 전담병원도 추가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중증부터 중등증 병상을 모두 운영하는 거점전담병원을 새로 지정하고, 중등증병상(2063개)을 추가로 운영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치료 의료기관에서 추가로 병상을 설치할 경우 병상 간 이격거리 기준(일반입원실 최소 1.5m·중환자실 최소 2m)을 일시적으로 완화해 병실당 입원 가능 환자 수를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또 같은 병상에서 더 많은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병상의 회전율을 높이고, 상태가 호전된 환자는 전원·전실·조기퇴원 조치해 병상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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