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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돔 이면에는 덩그러니 놓일 문학경기장 [김윤일의 역주행]


입력 2022.08.27 07:00 수정 2022.08.26 19:46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2027년 청라돔 완공되면 문학야구장 떠나는 SSG 랜더스

인천에는 대형 경기장만 5곳, 대표적인 세금 낭비 사례

청라돔이 완공되면 SSG 랜더스는 문학구장을 떠난다. ⓒ SSG랜더스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모기업인 신세계 그룹이 본격적인 돔구장 건설에 나선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4일, 인천광역시와 함께 스타필드 청라와 야구 돔구장 건설 및 지하철 역사 신설 등을 협력해 나간다고 발표했다.


오너의 역할을 수행 중인 정용진 부회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사업이라 빠른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용진 부회장의 ‘야구 사랑’은 남다르다. 지난해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SSG 랜더스를 출범시킨 정 부회장은 직접 선수들과 소통하는가 하면 수시로 SSG 랜더스 필드(문학구장)를 찾아 경기를 관람하며 팬들과의 스킨십도 잊지 않고 있다.


또한 SSG 랜더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수준의 클럽하우스와 홈, 원정 덕아웃 및 부대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했고, FA를 앞둔 선수들에게 장기 계약을 안기면서 전력 지키기에도 힘을 쏟았다. 모두 정 부회장의 결단이 없었다면 이뤄질 수 없는 일들이었다.


청라에 짓겠다는 돔구장도 환영받을 일이다. 만약 돔구장이 완성된다면 SSG는 비와 상관없이 홈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 야구가 없는 날은 공연 등 문화, 예술 행사를 진행해 인천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여가 생활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인천 서구에 위치한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의 혈세 낭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 뉴시스

그렇다고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정대로라면 청라 돔구장은 2027년에 건설이 완료되며 그즈음 랜더스 구단도 문학을 떠나 이사를 가게 된다.


문제는 덩그러니 놓이게 될 문학경기장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맞아 건립된 문학경기장은 축구를 겸할 수 있는 5만석 규모의 메인 스타디움과 야구장(SSG 랜더스 필드), 수영장(문학박태환수영장), 그리고 보조경기장을 시설로 두고 있다.


지어진지 20년이 되었지만 이곳의 시설물들은 야구장은 물론 메인 스타디움 역시 개보수를 거친다면 사용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그럼에도 인천시는 축구에 이어 야구장을 하나 더 지으려 하고 있다.


과거 주경기장은 월드컵을 치른 후 인천유나이티드의 홈구장, 그리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메인스타디움으로 사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천 유나이티드는 2011년까지 고작 10년만 사용한 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숭의아레나파크)으로 떠났고, 아시안게임은 인천 서구에 5천억원을 들여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또 짓고 말았다.


즉, 청라돔이 완공되면 인천은 5년 뒤 대형 행사를 치를 수 있는 메인 스타디움이 2개, 프로 축구를 치를 수 있는 곳이 3곳, 그리고 야구장도 2곳이나 보유하는 지자체가 된다. 인천의 인구와 인프라 등의 규모를 감안하면 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인천시도 시설물 등의 활용 방안에 대해 많은 고심을 해왔지만 최소 유지 비용이라도 건질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야구장이 하나 더 늘어나는 가운데 문학경기장 일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혈세 낭비의 대명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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