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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말이 많네 XX" 자전거칸 탔다고 욕설 내뱉은 바이크족들


입력 2023.09.15 04:17 수정 2023.09.15 04:17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지하철 자전거 칸에 탑승했다는 이유로 한 할머니가 폭언에 살해 협박까지 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YTN

14일 YTN에 따르면 지난 9일 경의중앙선 안에서 한 할머니가 자전거 부대에 둘러싸여 위협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당일 같은 칸 승객이 촬영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자전거를 지니고 안전모 등 장비를 갖춘 무리가 할머니 한 명을 둘러싸고 서 있다. 무리 중 한 명은 할머니에게 "그냥 가만히 가면 될 것이지 말이 많아 XX"라며 욕설을 내뱉기도.


이들이 할머니를 위협한 이유는 단지 '자전거 칸'에 함께 탔기 때문이었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다른 승객들은 살해 협박까지 나와 놀란 할머니가 발작 증세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를 보다 못한 20대 여성 A씨가 인터넷으로 역 번호를 찾아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역 직원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A씨는 "처음에는 문자로 (담당 기관) 번호를 주겠다. 거기로 다시 상황 설명을 하라고 해서 제가 화를 냈더니 그쪽에서 알겠다고 했어요. 알겠다고 했는데 오지 않은 거죠"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10분 넘게 기다리다 위험하다고 판단한 A씨는 할머니를 모시고 인근 역에 내렸다. A씨가 다시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지만 역 직원이 순찰을 나섰을 때는 이미 가해자들과 목격자들이 전부 하차한 뒤였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자전거는 주말 및 공휴일에만 휴대할 수 있으며 맨 앞·뒤 칸만 이용할 수 있다. 이마저도 다른 고객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선에서 가능하다.


또 신고를 접수한 역 직원은 즉시 현장에 출동해야 한다. 코레일에는 사법권을 지닌 특별사법경찰대도 있다.


코레일 측은 "신고 접수하고 전동차를 순찰했지만 특이 사항이 없었다"며 "할머니가 이미 내린 뒤에 순찰에 나선 것 같다"고 입장을 전했다. 또 할머니가 하차한 역 직원은 늦게 출동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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