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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등 내년부터 수백명씩 '무전공·자유전공' 선발…취업 인기학과에만 더 쏠리나


입력 2024.01.08 03:22 수정 2024.01.08 07:45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서울대, 기존 자유전공학부 기능 '학부 대학'으로 이전…신입생 정원 400명 증원

의치대 및 간호대 제외 전공 자유롭게 선택 가능…2600명 중 15% 무전공 선발

한양대, 자유전공학부 '한양인터칼리지' 전형 신설…250명 선발방안 추진 계획

인문학·기초과학 등 외면 받고 취업 유리한 인기학과로 쏠릴 가능성 크다 지적도

서울대학교 정문ⓒ연합뉴스

서울대, 연세대 등 서울의 주요 대학이 2025학년도 입시에서 무전공 또는 자유전공 모집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공 구분 없이 1학년에 입학한 뒤 2학년 이후에 전공을 결정하는 선발 방식으로 입시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취업이 유리한 인기학과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7일 각 대학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들은 학과나 전공을 선택하지 않고 입학한 뒤 2학년 때 진로를 정하는 '무전공' 또는 '자유젼공' 입학생 선발을 신설 또는 확대할 방침이다.


한양대학교는 올해 말 시행할 2025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자유전공학부인 '한양인터칼리지'를 신설하고, 250명을 선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보장하고 기초 소양을 두루 갖춘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다.


서울대는 입학정원이 123명인 기존 자유전공학부 기능을 내년 3월 출범할 예정인 '학부대학'으로 옮기고 신입생 정원을 400명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학생들은 일정 수 이상의 과목을 이수하는 등 전공선택 요건을 충족하면 의치대, 간호대 등을 제외한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서울대 입학정원 약 2600명 중 15%가량이 무전공으로 선발될 수 있다.


연세대학교 신촌 캠퍼스 ⓒ연합뉴스

연세대는 이달 들어 무전공 입학생 선발 검토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논의를 시작했다. 자유전공제를 시행하다 10여년 전에 폐지한 성균관대학교 역시 다시 자유전공 입학생 선발을 검토 중이다.


대학들이 이처럼 '무전공' 또는 '자유전공' 확대에 서둘러 나서는 것은 정부의 강력한 무전공 확대 방침에 호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최근 마련한 시안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과 거점 국립대 등은 2025학년도부터 무전공 선발을 확대해야 정부로부터 인센티브 사업비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미 대학들이 자유전공 제도를 도입했다가 학과·학부 단위 모집으로 회귀한 사례가 많은 만큼, 기존에 발생했던 부작용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취업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 인문학이나 기초과학이 학생들에게 외면받고, 취업에 유리한 인기 학과로만 쏠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미 자유전공학부를 둔 일부 대학에서는 경영·경제학과나 컴퓨터공학과 등 취업에 유리한 일부 학과와 전공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무전공제가 본래 취지와 달리 인기 학과 진입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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