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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서학개미, M7·레버리지 ETF 편중…분산투자해야"


입력 2025.03.26 17:19 수정 2025.03.26 17:21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미국주식 비중 올해 3월 기준 90.4%

한은 "서학개미, 과도한 리스크 추구"

"손실 회복 오래 걸리는 점 기억해야"

"편중 줄이고 위험 분산 노력 필요"

최근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이른바 '서학개미'에게 분산투자가 필요하다는 경고 메시지를 냈다.ⓒ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이 최근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른바 '서학개미'(미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분산투자가 필요하다는 경고 메시지를 냈다.


한은 국제국 해외투자분석팀 이재민 과장과 장예진 조사역은 26일 한은 블로그에 게시한 '서학개미, 이제는 분산투자가 필요할 때'라는 글을 올리고 "2020년 코로나 펜데믹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확대됐는데 미국 투자 편중이 심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외화증권예탁결제 자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의 미국 주식 비중은 2019년 말 58.2%에서 2023년 말 88.5%로 올라갔으며, 지난 18일 기준 90.4%까지 높아졌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투자 잔액은 2019년 말 152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1161억달러로 늘었다.


거주자 해외주식투자 전체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말 4.4%에서 지난해 말 15.6%까지 확대됐다.


특히 미국 대형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M7)와 레버리지 ETF등 일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상위 10위 종목에는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구글 등 M7 종목 대다수와 나스닥100 및 S&P500 지수 등을 추종하는 일반·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올랐다.


지난 18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상위 10개 종목 투자 잔액은 454억달러로 전체 투자액의 43.2%를 차지했다. M7 종목 투자잔액은 2019년말 19억달러 수준에서 지난 18일 기준 371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우리나라 '서학개미'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과도한 리스크 추구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개인투자자 상위 50위 투자종목에는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 7개 종목이 포함됐다.


레버리지 ETF는 추종지수 수익률을 2배 이상으로 추종하고, 인버스 ETF는 역의 배율을 추종하는데, 이들은 수익 변동성이 커 단기 수익을 목적으로 리스크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주로 보유한다.


상위 50위 투자종목에 포함된 레버리지ETF와 인버스ETF를 보면, 모두 전체 시가총액 대비 개인투자자의 지분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했으며 일부 종목은 40%가 넘었다.


또한 지수가 아닌 테슬라·엔비디아 등 인기 있는 개별종목 수익률을 추종하는 종목에도 개인투자자들이 몰렸다.


최근 S&P500지수는 미국 대선 직후 트럼프 2기 정부 정책 기대감으로 지난달 19일 사상 최고치(종가 6144.15)를 기록했으나 이후 관세정책과 기업 실적 악화 우려로 하락했다.


그런데도 개인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중심으로 해외주식 저가 매수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손실을 볼 경우 만회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 수익을 오래 쌓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2년처럼 연간 -40% 평가손실을 입은 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S&P500 지수 추종 ETF에 투자해서 원금을 회복하려는 경우 최소 8.6년을 보유해야 한다. 이런 계산은 보유 기간 해당 ETF가 안정적 수익률을 유지한다는 전제에서만 유효하다.


이재민 과장은 "한번 손실을 보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서학개미들이 안정적인 투자 이익을 얻으려면 M7, 레버리지 ETF 등 일부 종목 과도한 편중을 줄이고 위험을 분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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