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에게 검게 변한 대게를 판매해 논란이 된 노량진수산시장 상인이 결국 영업장 운영을 접게 됐다.
10일 수협노량진수산은 상인징계심의위원회를 거쳐 해당 상인 A씨의 자리를 회수하기로 결정하고 그 결과를 통보했다.
징계위는 자리 회수 조치 이유에 대해 "변질된 수산물을 판매해 시장 이미지와 질서를 훼손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A씨는 "아르바이트생이 진열해 놓은 것을 그대로 팔았다"고 주장했으나, 징계위 과정에서 "얼음을 넣지 않아서 고객이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과정에 (상품이) 변질된 것 같다"며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협노량진수산 측은 논란이 된 대게가 상한 것인지, 흑변 현상인지는 파악할 수 없지만 판매자가 제출한 판매확인서를 토대로 징계 수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처음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징계심의위원회를 소집하고, 해당 업소에 대해 징계 수위가 결정될 때까지 영업정지를 시행했다.
'썩은 대게' 논란은 지난해 12월 23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대게를 구매한 학생의 부모 B씨가 사연을 알리면서 공론화됐다.
B씨는 "요리 쪽 특성화고에 다니는 고2 남학생인 아이가 친구와 노량진 수산시장에 구경 삼아 다녀왔다"며 "3시간쯤 뒤 검정 봉지 3개를 들고 집에 왔는데 봉지에서 생선 썩은 듯한 비린내가 진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뭔가 하고 봤더니 대게 다리가 있었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아이 말로는 바구니에 토막나서 담겨있었고 하나하나 자세히 보지는 못했고 검게 있는 건 뭐가 좀 묻은 건가 싶었다더라"고 전했다.
B씨는 "아직 사회경험 부족한 고등학생이라지만 참 속상하더라"면서 "버스에 전철에 1시간 들여 찾아갔는데 어른들의 상술에 안 좋은 기억만 갖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서는 문제의 대게가 썩은 것이 아니라 흑변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어류 칼럼니스트 김지민 씨는 "대게 다리 전체가 까맣다기보다는 갈라진 틈 부분, 바깥 공기와 맞닿는 부분과 관절 부분이 까맣다. 공통점은 산소가 드나들고 맞닿는 부분이다. 한 마디로 산화의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생 대게를 팔아도 모를 수 있다"면서 "대게를 수조에 넣고 95% 이상은 산 채로 판매한다. 손님이 찾으면 수조에서 꺼내 바로 찜통에 찌기 때문에 흑변 현상을 볼 일이 거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