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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휴학 가담 의대생, 복학 거부당하면…학교와 소송 벌여야" [법조계에 물어보니 356]


입력 2024.02.22 05:07 수정 2024.02.22 05:07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법조계 "동맹휴학 주도 학생들, 학칙 위반으로 정학 등의 징계 받을 수 있어"

"휴학 반대하는 학생도 있을 것…휴학 참여 분위기 조성한다면, '학업 자유 침해' 해당"

"교육부, 학교마다 동맹휴학 가담한 학생들에 대한 징계 권고해야"

"동맹 휴학하려면 명분 있어야 해…'의대 증원 반대', 설득력 떨어져"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북대학교 병원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업무 중단에 동참한 20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병원 수술실 앞으로 의료진과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에 반발해 19~20일 휴학 신청을 한 의대생이 8,7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법조계에선 동맹 휴학을 주도한 학생들은 학칙 위반으로 정학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고, 동맹 휴학에 가담한 의대생들도 학교가 추후 복학을 승인해주지 않아 소송으로 다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동맹 휴학에 반대하는 학생들도 존재할 것이기에 '동맹 휴학에 참여해야 한다'고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학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에서 학교마다 동맹 휴학에 가담한 학생들에 대한 징계를 권고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2일 교육부는 "20일에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27개교 학생 7,620명이 휴학계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여기에 19일 휴학신청자 1,133명을 더할 경우 8,753명이 된다. 이는 2만명가량인 전체 의대생의 43.7% 수준이다. 또 20일 수업거부가 확인된 곳도 3개교로 파악됐다.


문건일 변호사(법무법인 일로)는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내린 업무 개시 명령은 행정명령이기에 의사 면허 자격 취소 처분까지 받을 수 있는 동시에 병원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의대생들이 추진 중인 동맹 휴학은 학교 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기에 전공의들의 사례와 다르다"며 "다만, 동맹 휴학을 주도한 학생들은 정학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문 변호사는 "동맹 휴학에 가담한 의대생들이 추후 복학을 희망했을 때, 학교가 승인해주지 않는다면 행정소송 혹은 민사소송으로 다툴 여지도 있다. 과거 신군부 시절 때 학생들이 수업 거부를 해서 처벌받은 적이 있었다"며 "물론 당시 경찰들은 학생에 대해 무기정학·퇴학 등 처분을 내릴 수 있는 주체였지만, 지금은 이들이 처벌권한을 갖고 있지 않기에 민주화 운동 때 수업 거부를 했던 학생들과는 다른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의사들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의대정원증원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의대생들이 동맹 휴학을 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의대 증원 반대'를 명분으로 삼기엔 설득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법조계에서도 사법시험에 응시하던 시절엔 매년 200명의 변호사가 배출됐지만, 로스쿨이 도입되고 매년 1,700명의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다"며 "자연스레 실력이 부족한 변호사들은 시장에서 도태되고, 실력 있는 변호사들은 높은 수임료를 받게 됐다. 현재 의료계가 과거 사법시험 시절 법조계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보이므로 의대생 증원을 통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동맹 휴학에 참여하지 않고, 재학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이들에게 '동맹 휴학에 참여해'라고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인권 침해이고 개인 학업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교육부에서 각 학교마다 동맹 휴학에 가담한 학생들에 대한 징계를 권고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정부에서 의사 집단에 끌려다니는 악습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김소연 변호사(법률사무소 윌)는 "교육부에선 '정치적 투쟁을 위한 휴학은 적절한 휴학 사유가 아니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의대생들이 건강상의 이유로 집단 휴학을 신청한다면 이를 막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의료 체계를 보완하기 위해 의대생을 증원해 제도를 보완하자는 취지의 정책인데, 투쟁부터 하려는 태도는 비판의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동시에 김 변호사는 "정부에선 대화로 해결하자고 노력하고 있지만, 의대생을 포함한 의료계 입장에서는 '우리를 설득하려는 것 아니냐'며 비판적인 시선을 가진 듯하다. 그렇기에 의대생 증원을 줄이는 등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대화로 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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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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