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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된 채종협도 ‘외면’…창고서 빛 못 보는 드라마들 어쩌나 [D:방송 뷰]


입력 2024.08.07 07:47 수정 2024.08.07 07:47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지난 2022년 사전 제작을 마쳤지만, 편성을 받지 못하고 표류하던 ‘우연일까’가 최근 tvN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그 사이 배우 채종협이 일본 드라마에 출연해 한류 스타로 거듭나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약 2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우연일까’는 ‘유치하다’는 혹평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채종협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속, 아직 창고 속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작품들은 더욱 난감해졌다.


tvN 월화드라마 ‘우연일까’는 지질하고 서툴렀던 첫사랑을 10년 만에 우연히 만나 운명처럼 얽히며 다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는 로맨스 드라마다. ‘첫사랑과의 재회’라는 익숙한 공식을 따라가는 작품으로, ‘아는 맛이 더 무서운’ 청춘 로맨스의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특히 ‘횹사마’로 불리며 일본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채종협이 주연을 맡아 입소문 효과도 기대케 했다.


3.7%의 나쁘지 않은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혹평과 함께 3회 만에 2.7%로 하락했다. 아무리 제목이 ‘우연일까’지만, 거듭되는 ‘우연’의 남발이 ‘올드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클리셰’를 활용하더라도, 적절한 변주를 통해 지금의 시청자들을 겨냥하는 것이 중요해진 요즘, ‘우연일까’의 클리셰 활용법은 지나치게 정직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022년 2월 촬영을 마치고, 2년 반 동안 세상 밖에 나오지 못했던 MBN 금토드라마 ‘나쁜기억 지우개’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억 지우개로 인생이 바뀐 남자와 그의 첫사랑이 돼버린 여자의 이야기를 담는 작품인데, 1%대의 시청률과 함께 ‘주인공들의 케미가 잘 살지 않는다’라는 로맨스 드라마로선 치명적인 혹평을 받고 있는 것. 아직 2회까지 방송이 됐지만, 반등을 노릴 만한 긍정적인 반응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이 외에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아웃’도 2년 이상 표류 끝에 MBC 편성을 확정하는 등 최근 2년 이상 묵은 일명 ‘창고 드라마’들이 빛을 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어려운 방송사들이 이미 촬영을 마친 구작들을 찾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이어졌었다.


그러나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고, 플랫폼의 다변화와 함께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진 현재, “1~2년만 지나도 금방 트렌드에서 멀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때로는 배우의 서툰 모습이 담기면서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 어린 시선까지 이어진다.


그렇다고 창고 드라마들을 마냥 묵혀두거나, 포기할 수도 없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촬영을 마친 뒤 편성을 확정하지 못한 드라마들은 수십 편에 이른다. 사정이 여의치 않은 중·소 제작사들은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호소를 하기도 한다.


지금은 분위기가 바뀌어 많은 작품들이 편성을 확정한 이후 제작에 돌입하거나 또는 편성이 확정되지 않더라도 출연료를 지급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당시에만 해도 ‘방송일’ 기준으로 출연료를 지급하는 제작사가 없지 않았다. 방송, 또는 편성 이후 출연료를 지급받기로 한 배우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공백기를 견뎌야 하는 것이다. 한 배우 기획사 관계자는 “창고 영화나 드라마는 딜레마인 것 같다. 공개를 한다고 해도 걱정이 되지만, 그렇다고 작품을 버릴 수는 없다. 좋은 작품은 통한다는 생각으로 조금이라도 빨리 시청자들을 만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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